참수 테러로 악명 높은 이슬람국가(IS) 제거 작전으로 이라크 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에게 이라크는 올해 들어서만 80억 달러 이상의 수주 물량을 안겨준 가장 큰 고객이어서 현지의 정정 불안은 남의 문제가 아니다.
건설업의 특성상 대규모 인력과 장비, 수년에 걸친 공사기간이 투여되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되면 작업 중단과 공기 지연 등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이라크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 26개 건설사 소속 1,000여 명이 체류 중이다.
아직 특별한 위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긴장감은 피할 수 없는 상태다.
예컨대 비교적 안전하다는 수도 바그다드 인근의 비스마야에서 신도시 건설공사 중인 한화건설도 2중 철책선에 둘러싸인 채 이라크 정부군과 자체 경호팀의 보호를 받으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직원들이 외박 외출을 하지 않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근무지 내에서 자체 해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안전 확보를 위해 현지 파견 인력의 숫자를 1,200명 이하로 통제하고 있어 건설사 마음대로 인력을 충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다 미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지난 19일 이라크내 IS 거점에 대한 공습을 단행함으로써 자칫 사태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이라크 상황은 리비아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정부는 지난 7월 30일 리비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한데 이어 지난달 16일에는 대사관은 물론 14개 건설사까지 모두 철수를 마쳤다.
이슬람 민병대의 무장투쟁으로 다수 지역이 내전 상태에 접어들어 치안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건설과 성보엔지니어링 등 4개 업체가 건설 장비 등 현장 보호를 위해 최소 인원만 잔류시켜 놓은 상태다.
해외건설협회는 안전을 이유로 이들의 진출 지역을 밝히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현지 진출업체의 관계자는 "언제쯤 사태가 해결돼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