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억류중인 미국인 3명 가운데 매튜 밀러씨에 대한 선고 재판을 오는 14일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재판 일정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은 미국 정부에 대해 고위급 특사를 조속히 파견하라는 압박 메시지로 풀이된다.
밀러씨는 지난 4월 북한 입국 때 비자를 찢은 혐의로 억류됐고 지난 1일 미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에 적극적인 석방 노력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억류자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특사 파견을 포함한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북미간 교섭 창구인 '뉴욕 채널'을 통해서도 석방 교섭이 진행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시드니 사일러 신임 미국 6자회담 특사는 최근 한 싱크탱크 오찬 강연을 통해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영사적 접촉은 물론 뉴욕 채널을 통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억류자 문제는 어디까지나 인도주의적 사안으로 북핵 등 정치적 현안과 분리 접근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현행 대북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억류자 석방 문제를 계기로 미국의 대북 압박 기조와 6자회담 재개 조건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 실정 비판 등 정치적 부담을 키우지 않기 위해 과거처럼 고위급 인사 파견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09년 북한에 억류중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평양에 파견했고 2010년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통해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를 본국으로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