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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무늬만 '민생법안'…서민역행·재벌특혜·창조경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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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외면·재벌특혜·의료민영화" 비판 해소 못한 채 '야당 탓'

 

새누리당은 추석연휴 기간 17개 시도당을 중심으로 '민생경제 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정부·여당이 발의한 30개 민생법안을 야당이 발목잡는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분양가 제한 폐지',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축', '호화유람선 산업 활성화' 등 민생 연관성이 의심되는 법안들까지 무분별하게 민생이란 이름으로 포장됐다는 반론이 나온다.

새누리당 중앙당은 지난주 '경제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됩니다'라는 제목의 1장짜리 A3사이즈 양면 인쇄물을 각 시도당에 배포했다. 인쇄물에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세월호특별법과 분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민생법안'들이 설명돼 있다.

아울러 '규제를 확 풀어 일자리를 만들겠다'거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박근혜정부 발목잡기에 몰두' 등의 메시지도 적혀 있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귀향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라. 특히 세월호법에 대한 당의 입장, 시급한 민생경제현안 처리의 당위성에 대해서 많이 홍보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세월호 교착정국이나 국회선진화법 논란 등을 차치하고, 이 '민생경제 법안' 내용이란 본질을 살펴보자면 과연 민생에 부합하는 법안인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 민생법안 : 기초생활 비(非)보장, 서민주거안정 역행

30개 법안 중 대표적 민생법안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다. 연초 '송파 세모녀' 사건 관련 후속대책으로, 올 하반기부터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지난해 현재 135만여명)를 40만명 늘려 총 23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원금을 월 48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세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정부·여당 입장이다.

그러나 법안 내용은 취지를 충실히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기존 보건복지부장관이 일률로 정해온 '최저생계비'를 '복지부 장관이 공표한 금액 등'이라고 규정하면서, 금액산정 과정에서 부처 간 이견이 생길 수 있다.

또 주거급여(국토부), 교육급여(교육부) 등 급여별 수급자 산정기준도 각 장관에 위임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부처 재량에 따라 급여 예산이 깎이는 등 '기초생활 비보장'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주택문제와 관련해서는 소득세법 개정안(연 2000만 원 이하 임대소득에 3년간 비과세), 조세특례제한법(소득 7000만 원 이하 가구 월세 10% 세액공제), 주택법 개정안(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용),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폐지법안(초과이익환수제도 폐지) 등이 있다.

정부·여당의 입장은 수요·공급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통해 전월세난을 해소하고, 인위적 가격제한을 없애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법안이 다주택 고소득자에 유리하고 서민주거안정에 역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월세 공제액이 세입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고,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가 집값 거품만 키워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 경제법안 : 의료영리화 추진, 재벌특혜 조장

이들 법안 정도를 빼면 정부·여당이 '시급성'을 강조하는 법안은 대체로 '창조경제' 관련 법안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노린 법안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은 '신성장동력' 육성 차원에서 서비스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책을 담았으며, 의료법 개정안(외국인환자 유치 관련 2개 법안)은 연간 6만명의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해 1116억 원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 아래 추진되고 있다. 숙소를 늘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17,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홍보된다.

그런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 교육·의료·법률 등 전방위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영리화 정책의 근거가 되는 데다, 거대자본 투입이 용이한 재벌만 입법의 특혜를 볼 것이란 우려가 있다.

관광진흥법의 경우는 학교 인근이라도 '50m'만 떨어져 있으면 제한적으로 관광호텔 건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청소년 보호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호텔 공급의 과잉 탓에 영세업자 도산 및 저임금 노동자 양산 우려도 있다.

의료법 개정안의 경우는 3개 개정안 중 외국인 환자 유치 관련 2개 법안보다 '원격진료 허용'을 규정한 제3의 법안이 의료영리화와 재벌특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밖에 클라우드컴퓨팅발전법 제정안(창업시 자체 전산시스템 구축 비용 절감), 크루즈산업육성지원법 제정안(크루즈산업 인프라 구축), 마리나항만조성관리법 개정안(사업구역 내 주거시설 도입) 등도 결과적으로 민생보다는 재벌이 입법 수혜자가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야당·시민단체 "특정계층 특혜, 가짜 민생법안"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따라 '진짜 민생' 대 '가짜 민생'의 대결을 선언한 상태다. 정부·여당의 법안들을 의료영리화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공공성 파괴법(의료법), 선상카지노 조장법(크루즈산업육성법), 학교인근 관광호텔 건립법(관광진흥법) 등의 별명을 붙여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세월호특별법, 관피아방지법, 의료공공성 확대법, 주거불안 해소법 등 32개 법률 제·개정안을 자신들의 진짜 민생법안으로 명명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 법안 중 동네병원을 죽이고 '의료비 폭탄'을 안기는 의료민영화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또 카지노 사행산업을 조장하는 법이 과연 민생법안인가"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도 정부·여당의 민생법안에 비판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관광진흥법·의료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재벌 특혜', 소득세법은 '서민주거안정 역행', 기초생활보장법·조세특례제한법은 '실효성 의문' 등으로 평가하면서 "정부 주장 민생법안은 특정계층 특혜 법안"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처리를 압박하는 주요법안은 오히려 민생과 경제를 망치는 악법일 뿐"이라며 "야당과 시민단체가 일관되게 반대하는 문제 많은 법안들을 민생경제법안으로 둔갑시켜 국회를 겁박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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