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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성희롱 자살 여군 母 "헌병대가 진술서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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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잦은 호출, 6개월 문자 560통
-상사 혼자있는 운동장 불러 같이 밤샘
-딸, 뭐했는지 묻지말라며 1시간 울어
-軍 자살원인 은폐 의혹 재조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故 심 중위 모친)



요즘 군에서의 각종 사건, 사고가 연일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혹시 4년 전에 이 사건도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한 여군 중위가 자살을 했습니다. 이유는 애정관계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목숨을 끊은 거다, 이렇게 사건이 마무리가 됐었습니다. 그런데 4년 만인 어제, 국민권익위가 나서서 4년 전의 이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했을 가능성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4년 전부터 지금까지 딸 심 중위 사망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뛰어다닌 분이세요. 심 중위의 어머님, 지금부터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어머님 나와 계십니까?

◆ ○○○> 네.

◇ 김현정> 4년 전으로 잠깐 거슬러 올라가 보죠. 그러니까 딸 심 중위, 강원도 전방부대에 근무했어요.

◆ ○○○>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셨는데 군에서는 그때 이유가 뭐라고 설명을 하던가요?

◆ ○○○> 이성관계다, 그런 식으로 해서 자기 스스로 갔다. 그렇게 끝나버렸습니다.

◇ 김현정> 심 중위가 어떤 사병하고 사귀는 관계였는데 그게 잘 안 풀려서 숨진 거다, 이렇게 결론 내리고 그냥 끝이 났어요?

◆ ○○○> 네.

◇ 김현정> 그런데 어머님은 왜 못 믿으셨을까요. 그 조사 결과를?

◆ ○○○> 왜냐하면 저희 애가 휴가 나올 때마다 위의 상사가 너무 괴롭힌다고 얘기하고요.

◇ 김현정> 위의 상사라 하면 이 모 소령, 지금 문제가 돼서 재조사 들어간 그 이 모 소령이요?

◆ ○○○> 예.

◇ 김현정> 어떤 식으로 괴롭힌다고 어떤 식으로 얘기를 하던가요?

◆ ○○○> 그러니까 하루에 오전, 오후 면담한다 하고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서 정말 일할 수도 없을 만큼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한 해 여름에는 밤 10시 넘어서 휴대전화를 꺼놓고 같이 이야기하자고 해서 학교 운동장에 있다가 아침에 5시가 돼서 통화가 됐습니다. 왜 휴대전화를 꺼놓고 상사하고 그렇게 할 이야기가 많은지 의심스럽습니다.

◇ 김현정> 밤새도록 뭘 했다고 그때 딸은 설명했습니까?

◆ ○○○> 말은 안 하고 그 다음 날 '엄마, 아무 말도 묻지마' 하면서 거의 1시간 동안 전화기를 들고 울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뭘 물어도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 그러면서 '엄마, 군대 이야기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아… '엄마, 밤새도록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마' 하면서 울기만 해요.

◆ ○○○> 예.

(자료사진)

 


◇ 김현정> 그렇게 밤을 샌 일이 있었고, 또 그거 외에도 매일 1시간에서 두세 시간씩.

◆ ○○○> 두세 시간씩 오전, 오후 그 상사의 방으로 불러들인대요.

◇ 김현정> 그때도 뭘 한다는 얘기는 딸이 안 했고요?

◆ ○○○> 예.

◇ 김현정> 성희롱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얘기를 딸이 한 적도 있습니까, 혹시?

◆ ○○○> 밤인데 상사 혼자 있는데 8시에 자기 방으로 호출을 하더래요. 밤에 그 상사 혼자 있는데 방으로 부르면 얼마나 무섭습니까? 또 조금 있으면 밤 10시 돼서 당직하고 있는데 '대빵이 또 호출이다' 이렇게 하는 겁니다.

◇ 김현정> 대빵이 또 호출한다… 그런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그러니까 손을 잡았다든지 어떻게 나를 어떻게 했다라든지 이런 얘기를 엄마한테 한 적은 없고요?

◆ ○○○> 그러니까 걔는 자기가 그 얘기하면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싶어서 저한테 이야기를 안 하는 겁니다. 상사 방문을 닫고 몇 시간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엄마한테는 느낌이라는 게 있으니까, 얘가 더 나에게 얘기는 안 하지만 뭔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신 거군요?

◆ ○○○> 그렇죠.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스스로 딸이 목숨을 끊기 얼마 전부터 있었던 일이죠?

◆ ○○○> 3, 4개월… 6개월 동안 제가 휴대전화를 확인하니까요. 밤 10시고 11시고 12시고 휴대전화가 (상사와) 문자 주고받은게 560통인가 그쯤 됐습니다.

◇ 김현정> 숨지기 전에 6개월치를 뽑아보니까 그렇게 많이 밤에 호출이 왔다갔다한 것을 보셨군요.

◆ ○○○> 화요일하고 목요일날은 저녁마다 불러낸답니다. 체력단련 운동한다 그러면서. 그래서 어디서 하냐고 제가 물었어요. 산의 초등학교에서 한 대요. 제가 밤에 뭐가 보이냐 그러니까 상사가 부르는 건 명령이기 때문에 안 나갈 수가 없다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게 심 중위만 딱 집어서 나오라는 훈련이었단 말이죠?

◆ ○○○> 다른 사람은 안 가고 자기 혼자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혼자 초등학교로 불러내서 훈련을 시킨… 뭔가 들으면서 그러니까 이상하다는 생각이 계속 어머님은 드시던 차에… 딸이 목숨을 끊은 거군요?

◆ ○○○> (죽기) 일주일 전에 휴가 왔을 때는 안 들어가려고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막 울더라고요. 군에 안 들어가려고 하는데 군에 안 들어가면 일단 탈영이기 때문에 일단 제가 달래서 보냈어요. 그렇게 제가 보낸 게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가고 나서 일주일 만에 그렇게 됐거든요.

◇ 김현정> 유서 같은 걸 남긴 것도 없고요, 딸이?

◆ ○○○> 그런 것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국민권익위에서 재조사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건 어떤 이유였죠?

◆ ○○○> 그 상사가 다른 데로 가셨더라고요. 가서 정말 제 버릇 남 못 주듯이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 것을 제가 그걸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이 소령이 올해 또 다른 부대에서 다른 여군 성희롱 하다가 발각되는 바람에 보직해임당하고 정직 처분하고. 이거 보니까 그때 이 소령이 그때 심 모 중위의 상사였던 그 이 소령이구나 이걸 권익위에서 파악하게 된 거군요.

◆ ○○○>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거 뭔가 이상하다, 어머님 말씀대로. 재조사해라 이렇게 된 겁니까?

◆ ○○○> 예.

◇ 김현정> 지금 권익위 조사가 이제 시작 단계이기는 합니다마는, 사전조사를 쭉 하다 보니까 4년 전에도 부대측이 이게 단순한 애정관계에 의한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정황 이런 게 포착이 됐다면서요.

◆ ○○○> 군부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걸 제가 알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그 당시에도 동료 여군이 이건 그냥 덮어서는 안 된다. 그런 얘기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군에서는 어떤 다른 사병과 애정관계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다 이렇게 결론 내렸다고 했는데 군에서 지목한 그 사병, 남자 사병에 대해서는 혹시 알고 계세요?

◆ ○○○> (그 사병은) 당시에 헌병대에서 진술서를 부르는 대로 썼다고 합니다.

◇ 김현정> 헌병대에서 시켜요?

◆ ○○○> 이성관계라 하는 그런 걸 썼나 봐요.

◇ 김현정> 이성관계인데 우리는 갈등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쓰라고 한 거고.

◆ ○○○> 그러니까 자기는 그런 건 아니다라고. 이성관계도 아니고 그냥 같은 부대에 있으니까 (단순 동료다) 그래서 그 진술서를 저한테 다시 써주기로 했는데, 그 사병의 엄마가 헌병대에 전화하니까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 되지 않느냐. 그런 거 써줄 필요없다. 다 끝난 거라고.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이건 굉장히 중대한 조작이 있었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니까 이성관계도 아니고 갈등도 없었는데 한 사병과 심 중위를 이성관계로 만들어서 갈등 때문에 죽은 걸로 진술서를 쓰라고 하고 끝냈다면, 이건 중대한 조작인데요?

◆ ○○○> 네, 사고나고 나서 천안함 사건이 일주일 만에 났어요. 그런데 그 천안함 때문에 그냥 묻혀버리고 그냥 덮여버리고 나중에…

◇ 김현정> 묻혀버렸군요. 이 부분을 권익위가 이번에 재조사를 하면서 아주 철저하게 조사를 다시 해야겠네요.

◆ ○○○> 그래서 제가 그렇게 여기 저기 찾아다닌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4년간 그렇게 묻혀 있던 사건이 이렇게 하나하나 드러나는 거 보면서 영영 묻혀버릴 뻔한 사건이기도 했는데.

◆ ○○○>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심정은 어떠세요, 어머니?

◆ ○○○> 그 당시 정말로 저도 죽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죽고 나면 이걸 밝혀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덮을 수는 없다. 아니, 그냥 덮어버리면 군에서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제가 밝히고 가고 싶었습니다.

◇ 김현정> 딸, 심 중위는 군인이라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씩씩한 군인이었습니까?

◆ ○○○> 예, 그렇습니다. 왜 남자들만 해야 되는가. 나도 가서 남자들이 하는 일 열심히 한 번 해 보고 정말 나라를 위해서 뭘 해 보자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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