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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 "교황님, 우리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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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시복미사에 참여하기로 약속했고 교황님을 뵙고 싶어 방한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난 4월 16일 이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날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참사의 진실을 알고 싶고, 다시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은 가족들과 함께해달라"라고 호소했다.

고 박성호 군 어머니 정혜숙 씨를 대신해 편지를 낭독한 정 씨 딸 박보나 씨는 "안산 단원고에서 광화문까지 42km에 달하는 길을 아이들의 교복을 입고 걸었다"며 "3명의 유가족은 5kg짜리 십자가를 짊어지고 21일간 순례길을 걸었지만, 지치고 힘들고 억울하다가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4월 16일로부터 12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라며 "대통령, 정부 및 국회 모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황이 세월호 가족들의 진실을 향한 염원에 함께 해주기를 촉구했다. 황진환기자

 


또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요청된 청와대 자료의 5% 미만을 공개했고, 참사 직후 7시간 동안 대통령의 소재조차 공개하지 않았다"며 "5월 16일 청와대에서 참사 피해 가족들과 만나 '유족들이 여한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에게 왜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단식 31일째를 맞고 있는 김영오 씨는 "진상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독립된 조사위원회에 강력한 조사 권한인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참사의 책임이 있어서인지 정부, 여당은 유가족을 음해,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명보다 귀한 딸을 잃은 아비가 딸이 죽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한 달째 단식 중"이라며 "교황이 관심을 갖고 우리 정부를 압박해달라"고 요청했다.

세월호 가족은 다음날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입국 환영장에서 교황과 인사를 나눈 뒤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마치고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또, 오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시복미사에는 농성을 유지한 채 참석하며 17일에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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