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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불로 발바닥 지지고' 황당한 군 가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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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0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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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PX 갔다', '보기 싫다', '아무런 이유 없다' 등

 

한 달 넘게 이어진 구타와 가혹행위 끝에 숨진 '윤일병 사건'으로 파문이 이는 가운데 군대 내 가혹행위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이뤄지고 있는지가 법원 판결문에 여실히 드러났다.

5일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후임병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제대 후 군사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에 기소된 사람들은 대부분 그야말로 '황당'한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심심해서', '이등병인데 혼자 PX에 갔다', '달리기를 못한다', '보기 싫다' 등이 그들의 폭행 사유였다.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6월 위력을 행사해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창원지법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김모씨의 폭행 사유는 '심심해서'였다.

그는 2012년 10월 부대 내 정신교육시간에 심심하다는 이유로 후임병의 발바닥을 라이터불로 지졌다.

그해 11월에는 심심하다며 같은 후임병에게 방독면을 억지로 쓰게 한 뒤 구멍을 손으로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후임병을 수차례 폭행·위협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법원은 "군대라는 특수환경에서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후임에게 가혹행위를 반복한 것은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자와 합의가 됐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1월 후임병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박모씨의 가혹행위 정도는 더 심했다.

박씨는 이등병인 후임이 혼자서 PX(군부대 매점)에 갔다며 시비를 걸고 그를 침상에 눕게 한 뒤 손바닥과 발뒤꿈치로 성기를 마구 때렸다.

달리기를 못한다며 발로 가슴과 복부를 때리는가 하면 보기 싫다며 얼굴을 때리고 앉았다 일어서기 400회를 억지로 시키기도 했다.

'잠을 깨웠다', '행동이 느리다', '체력이 약하다'는 것도 박씨가 후임병들을 폭행하는 이유가 됐다.

2012년 5월부터 7월까지 이런 식으로 가혹행위를 계속한 그에게 법원은 선임병의 지위를 이용한 행위로 죄질이 무겁지만,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나이가 어린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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