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투표일인 30일 오후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사무총장과 유기홍, 김재윤 의원등이 투표 마감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7.30 재보궐 선거에서 완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본전인 5석도 못 건지는 초라한 성적 때문만이 아니라 향후 대(對)여권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권을 압박하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가 쉽지 않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법 제정 지원팀과 선거운동팀을 별도로 꾸렸지만, 사실상 선거와 세월호법을 연계시키는 전략을 썼다.
김한길 공동대표가 선거 후반에 들어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려면 7.30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새정치연합에 힘을 보태달라"고 수차례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선거 승리를 지렛대 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강하게 밀어붙일 작정이었다. 당 일각에선 "선거운동을 접고 세월호 특별법 지원에 올인하자"는 주장도 나왔었다.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업고 세월호법을 선거 핵심의제로 띄우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결국 이런 전략은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세월호 특별법에서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주장하는 세월호법에 대해 "국민 상식으로 보기에 지나치다"는 논리로 방어막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는 세월호 특위에 수사권을 주는 문제와 세월호 피해자·가족에 대한 보상 범위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선거 결과가 너무 안좋다"면서 "당이 세월호 문제도 풀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인채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세월호 국조특위 청문회도 여당을 압박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호성 청와대 제 1부속실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이를 관철시키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선거 패배로 추동력을 잃어 여당안대로 세월호 특별법과 증인채택이 추진되면 새정치연합은 '무기력한 야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정치권에서 입지가 더욱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