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116명이 탑승한 알제리 여객기가 24일(현지시간) 기상 악화 속에서 말리 상공을 비행하던 도중 교신이 끊긴 뒤 추락했다.
알제리항공 AH5017편 여객기는 이날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를 출발해 알제리 수도 알제로 향하던 중 이륙 50분 만인 오전 1시55분(GMT) 교신이 두절된 뒤 추락했다고 알제리 항공당국이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추락 지점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탑승객의 생존 여부 역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AP,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 여객기에는 최소 승객 110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교통부 등에 따르면 탑승객의 국적은 프랑스 51명, 부르키나파소 27명, 레바논 8명, 알제리 6명, 캐나다 5명, 독일 4명, 룩셈부르크 2명, 스위스· 벨기에·이집트·우크라이나·나이지리아·카메룬·말리 각 1명씩이다.
승무원 6명은 모두 스페인 국적이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민이 대거 탑승한 것으로 확인되자 위기대응반을 가동하고 전투기 두 대를 급파해 사고기 수색에 나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모든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실종 비행기 수색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또 알제리는 물론 인접국인 말리와 니제르, 그리고 말리에 파견된 유엔평화유지군도 수색에 참여했다.
프랑스 일부 언론은 군인들이 말리 중부 지역에서 사고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전했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 비행기의 마지막 항로 역시 불명확하다.
추락 지점을 놓고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알제리 민영방송 엘나하르는 사고기가 니제르에 추락했다고 보도했으나 유엔평화유지군 관계자는 추락 지점을 말리 중부의 가오와 테살리트 사이라고 밝혔다. 가오는 알제리와 말리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지역이다.
사고기는 비행 도중 악천후에 직면,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르키나파소 인접국인 니제르 수도 니아메의 관제탑은 사고기 승무원과 마지막 교신에서 폭우로 인해 항로를 변경하겠다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AFP 통신도 소식통의 말은 인용해 "사고기가 시야가 안 좋아 다른 항공기와 충돌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우회 항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사고기는 항로를 변경하고 나서 곧바로 연락이 두절됐다.
AP통신은 사고기의 항로에 폭우가 내렸다고 전했다. 또 말리 정부 관계자는 "말리 북부의 항공 노선은 밤사이 강력한 모래 폭풍을 만났을 수 있다"며 "모래가 매우 두꺼워 앞을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사고기가 교신이 끊기기 직전 비행하던 말리는 지난해부터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이 진행 중인 국가다.
사고 항공편은 1주일에 4차례 알제-와가두구 구간을 운항해 왔다. 사고기는 알제리항공이 스페인에 본사를 둔 스위프트에어로부터 전세를 낸 MD-83 기종이다.
프랑스 항공 당국의 한 관계자는 "2~3일 전 이 비행기를 점검한 결과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양호한 상태였다"며 기체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알제리에서는 지난 2월11일 군 수송기 'C-130 허큘리스'가 알제에서 동쪽으로 350㎞ 떨어진 움엘부아기 지역에 추락, 70명 이상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