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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감금하고 15억, 이런게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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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베스트요양병원은 불법의 종합선물세트

- 노숙인을 회유, 요양 환자로 둔갑시켜
- 한사람당 150~200만원 정부지원금 노렸다
- 알콜중독, 정신질환 치료한다면서
- 병원측은 회유 위해 노숙자에 음주 허용
- 환자에 대한 욕설 감금 폭력도 극심
- 복지부 민원 넣었지만 복지부동
- 노숙인 사망했는데 병원측은 가족에게 안 알려
- 복지부, 왜 범죄집단에 월 150만씩 퍼주나
- 복지부 관리감독 소흘이야말로 문제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7월 18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종현 (前 베스트병원 보호사)

최근 불법 요양원 실태를 고발한 시민단체 홈리스행동. (사진=홈리스행동 홈페이지)

 



◇ 정관용> 어제 인천 강화경찰서가 베스트요양병원이라는 병원의 원장과 사무국장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5억 원의 요양급여를 정부에 부당 청구한 혐의였죠. 그런데 그 수법이 참 기가 막힙니다. 노숙자 300여명을 사실상 강제로 감금하다시피 한 걸로 알려졌어요. 폭행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사망한 사람도 나왔다는데요. 이런 실태가 외부에 알려지게 된 건 한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감시, 또 이 요양병원에서 근무했던 보호사의 내부고발 때문입니다. 이 내부고발을 하신 보호사 박종현 씨를 연결합니다. 박종현 씨, 나와 계시죠?

◆ 박종현> 네.

◇ 정관용> 보호사라고 하는 건 어떤 겁니까? 간호사하고 다른 건가요?

◆ 박종현> 실제 의료 인력은 아니고요. 간호 인력을 보조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베스트 요양병원, 이거 어디 있는 병원이고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병원입니까?

◆ 박종현> 강화에 있는 병원이고 중소형쯤 되는 한 150~180병상 있는 병원입니다.

◇ 정관용> 네, 박종현 씨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여기서 일하셨어요?

◆ 박종현> 3월 초에서 시작을 해서 한 5월 중순까지 일했습니다.

◇ 정관용> 금년에?

◆ 박종현> 네.

◇ 정관용> 그러니까 딱 지금 두 달 가량 일을 하셨군요.

◆ 박종현> 네.

◇ 정관용> 맨 처음 딱 병원 가보니까 어떤 모습이 펼쳐져 있던가요?

◆ 박종현> 첫날 근무하는데 쉽게 말해서 ‘불법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보면 되죠.

◇ 정관용> 그냥 여기저기 불법이 보이더라?

◆ 박종현> 네.

◇ 정관용> 한 번 좀 그려주세요. 어떤 모습들이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 박종현> 예를 들어서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뭐 의료시설도 미비가 되어 있고 환자들 같은 경우도 대부분 진단병원이 알코올의존증도 불구하고 술을 자유롭게 먹게 하고 담배도 피게 하고. 또 예를 들어서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은 투약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왜냐하면 향정신의약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약 관리도 안 되고. 가장 심했던 건 환자에 대한 폭력이었죠, 폭력.

◇ 정관용> 어디를 어떻게 때려요?

◆ 박종현> 원래는 퇴원을 한다고 그러면 퇴원을 시켜줘야 되는 게 맞는 거죠. 그런데 퇴원을 시키면... 이 사람들이 하나하나가 돈이니까요, 퇴원을 하면 돈이 나가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퇴원을 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말로 이렇게 회유를 하다가 은근슬쩍 우리 같은 보호사들한테 데려가서 묶고. 묶인 상태에서 또 폭력도 쓰게 하고 또 데려가서 폭력 대신 욕설은 기본이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그 환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 발로 찾아온 사람들이 아니라면서요?

◆ 박종현> 그렇죠. 100%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거의 대부분이죠. 대부분이 이제 노숙인 출신의 환자들을 다시 직원으로 고용을 해서 영등포나 서울역 등지의 노숙인들에게 약간의 술을 사주고 말로써 회유를 해서 데려오는 거죠.

◇ 정관용> 노숙인 출신의 환자를 일단 직원으로 채용해요?

◆ 박종현>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그 사람들이 노숙인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군요?

◆ 박종현>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한때 같이 노숙했던 분들을 이른바 꿰는 거군요?

◆ 박종현>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병원에 가면 어떻게 해 준다고 그러는 거예요?

◆ 박종현> 병원에 가서 이제 말은 그렇게 하죠. ‘병원에 가서 몸 좀 추리고 오자.’ 얘기를 하지만 병원에 들어오는 순간 병원 규칙에 의해서 일주일 동안 감금이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일주일 동안 감금이 되어야지 요양급여를 청구를 할 수 있으니까.

◇ 정관용> 아, 그래요?

◆ 박종현> 네. 그러니까 1층은 개방병동이고 2층은 폐쇄병동인데 일주일 동안 폐쇄병동에 감금을 시켜놓는 거죠.

◇ 정관용> 강제로 감금을 하는 거군요. 알코올중독자다, 이렇게 해서.

◆ 박종현> 그렇죠. 이분들이 처음에 들어올 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술에 취해서 왔으니까. 하루 정도는 뭐 강제로 이렇게 2층으로 올려 보내요. 올려 보낸 다음에 다음 날 술 깨고 나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그러면 ‘싸인 있지 않냐. 병원 규칙에 사인했고 자의로 입원했지 않냐.’ 그리고 갇혀진 상태에서 욕설과 협박을 하게 되면 사람 심리상 못 나가게 돼요.

◇ 정관용> 우리 규정상 알코올중독이나 이런 사람은 일주일 감금이 되어야만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까?

◆ 박종현> 네.

◇ 정관용> 그럼 일주일 지나고 나면 감금은 안 하지만 자유롭게 놔두고 있다가 퇴원하겠다고 그러면 그다음에 또 가둬요?

◆ 박종현> 그렇죠.

◇ 정관용> 아. 못 나가게 하는 거군요, 쉽게 말하면?

◆ 박종현> 그렇죠. 계속 지속적으로 회유, 협박, 폭력, 회유, 협박, 폭력, 이런 식으로 사이클이 돌아가는 거예요.

◇ 정관용> 네. 그리고 일주일 동안은 감금해서 술은 안 주는 거죠?

◆ 박종현> 술을 안 주지도 않아요.

◇ 정관용> 거기서 또 술도 줘요?

◆ 박종현> 그렇죠. 왜냐하면 이제 노숙인들을 회유하기 위해서는 병원 규칙상 일주일 동안 나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도 이 병원에서는 원장보다 사무국장. 이 사람도 노숙자 출신이거든요.

◇ 정관용> 사무국장이 노숙자 출신입니까?

◆ 박종현> 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어느 정도 환자가 병원 말을 듣겠다 싶으면 은근슬쩍 외출을 보내주라고 해요. 그러면 가까운 슈퍼에서 술 먹고 다시 들어오는 거예요.

◇ 정관용> 아.

◆ 박종현> 서울역에서 먼 강화까지 온 노숙자가 서울역까지 갈 수 있는 차비나 여비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사실상 없다고 보시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나가서 술 먹을 돈 같은 건 주나요, 또?

◆ 박종현> 주는 경우도 있고 안 주는 경우도 있고. 또 사주는 경우도 있어요.

◇ 정관용> 어이가 없네요. 어쨌든 상태에 따라서 회유해야 될 때는 사주기도 하고?

◆ 박종현> 그렇죠. 환자마다 다른 거죠.

◇ 정관용> 협박해야 할 때는 아예 묶어놓고 폭행도 하고 이런 거다, 이 말이군요.

◆ 박종현> 네.

◇ 정관용> 그런 환자인지 노숙자인지 이게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데. 감금자가 맞겠네요. 감금되어 있는 한 사람당 정부에서 돈을 얼마씩 주는 겁니까?

◆ 박종현> 의료급에 따라서 다른데 150에서 200 사이라고 보시면 돼요.

◇ 정관용> 한 달에?

◆ 박종현> 네.

◇ 정관용> 이 돈 받아서 사실 그 사람들한테 무슨 약을 쓰거나 주사를 놓거나 이런 것도 없잖아요.

◆ 박종현> 약은 이제 처방은 해 주는데 그 의료급여 자체가 이 환자들을 돌보기 위한 급여인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정신병원이나 요양병원 가면 환자에 대한 처우가 굉장히 빈약해요, 어느 곳이나. 예를 들어서 식당 같은 경우도 실제로 드셔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 정관용> 형편없는 밥을 주고.

◆ 박종현> 네.

◇ 정관용> 약은 처방은 했는데 먹는지 안 먹는지 신경도 안 쓴다, 이거죠?

◆ 박종현> 그렇죠.

◇ 정관용> 네. 대충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 병원 원장은 어떤 사람이에요? 또 여기 의사가 몇 명입니까?

◆ 박종현> 의사는 세 분이 계시는데요. 경찰조사에서 밝히겠지만 실제 원장이 이제 그 인권변호사 겸 원장님 오 모 씨고요.

◇ 정관용> 실권자가?

◆ 박종현> 그리고 또 이 병원에 상주해 있는 원장은 보호감호소 출신의 굉장히 막강한 권력을 갖고 계신 분으로 알고 있어요.

◇ 정관용> 3월 초에 딱 갔더니 그런 요지경이 펼쳐져서. 제가 알고 있기로 박종현 씨가 여기저기에 그런 것을 고발하고 알리셨다면서요? 맨 처음 어디를 찾아가서 그런 얘기를 하셨습니까?

◆ 박종현> 일단 경찰서부터 찾아갔고요. 그 조사 과정이나 진행이... 강력계 형사 한 분만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일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병원 상대라서 어떤 정신보호법에 대한 지식이나 의료용어나 알아야 되는데. 강력계 형사 분이 잘 모르시잖아요. 그래서 다시 경찰서랑 경찰청이랑 인력보강 좀 해 달라는 거랑 복지부에 민원을 넣었죠. 그런데 복지부 자체도 복지부동이고 경찰 자체도 전혀 반응이 없었죠.

◇ 정관용> 그래서요.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어쩌다가 이게 지금 구속영장 청구까지 오게 된 겁니까?

◆ 박종현> 그다음에 한두 달간 계속 경찰관이 제가 갖고 있는 자료나 어떤 지식들을 공유를 하다가 자포자기 할 때쯤 홈리스행동연대 간사님이 전화를 주셨어요.

◇ 정관용> '홈리스 행동'이라는 시민단체?

◆ 박종현> 네. 간사님이 전화를 주셔서 ‘이분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라고 해서 이분들을 통해서 이제 확산이 된 거죠, 매스컴에.

◇ 정관용> 매스컴에 알려지고 나니까 경찰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한 거군요.

◆ 박종현> 그렇죠.

◇ 정관용> 이렇게 경찰도 찾아가고 복지부에 민원도 넣고 이런 사실을 병원 측에서 알았습니까? 혹시 그래서 박종현 보호사한테 무슨 협박을 하거나 해고를 하거나 그러지 않았나요?

◆ 박종현> 일단 계속 해고 압박은 들어왔고요. 실제로 해고가 돼서 저는 이제 해고 수당이고 급여를 받으려고 노동부를 찾아갔었어요. 그랬더니 이제 부당해고 건인데도 불구하고 개인사정으로 이렇게 올려놨었는데. 이 사무국장 말이 참 웃겼던 게 병원에 대해서 더 이상 해코지를 하거나 발설을 안 하면 급여를 주겠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됐다 그랬죠. 안 받는다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고발하겠다, 이렇게.

◆ 박종현> 네.

◇ 정관용> 그리고 박종현 씨가 근무하기 전이긴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심지어 사망사고도 있었다고요. 그건 어쩌다가 사망에 이른 거고 어떻게 처리가 됐나요?

◆ 박종현> 아시다시피 노숙인들 데리고 와서 이분이 술을 드셨는지 안 드셨는지 정확하게 수치상으로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안정실이라는 곳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다음 날 곧바로 사망이 됐는데 사망 처리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고. 현재로서는 남아 있는 차트가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규명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명백히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 알리고.

◇ 정관용> 가족에게도 안 알리고.

◆ 박종현> 네. 그리고 하다못해 화장 후에 사망 진단을 내리고.

◇ 정관용> 아이고, 그래요?

◆ 박종현> 네. 그리고 법규상으로 무연고 처리를 할 때는 공고를 내야 되는데 이 부분도 안했고. 그러니까 병원 측에서는 이 죽음을 급급하게 덮으려는 그런 뉘앙스가 많은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 펼쳐졌군요. 박종현 씨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계신가요?

◆ 박종현> 이런 병원들이 한두 군데는 아니고요. 베스트병원을 통해서 좀 알려졌으면 좋겠고 그리고 근원적인 문제는 복지부의 예산에 대한 관리·감독의 소홀이죠.

◇ 정관용> 그렇죠.

◆ 박종현> 예를 들면 이 노숙인 분들 다 삶에 좌절하신 분들 아니에요. 이런 범죄집단에 150만원, 200만원을 주는 대신에 이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좀 유연한 자세로 복지에 대한 시각을 좀 달리해 줬으면 좋겠어요, 복지부가.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요양급여제도 이런 것들이 잘못되다 보니까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까 요즘 우후죽순격으로 전국적으로 요양병원들이 막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꼭 이런 불법하는 곳이 한두 곳은 아닐 것이다. 여러 곳 있을 수 있다. 이런 지적의 말씀이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종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내부고발자 박종현 씨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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