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북상중인 제8호 태풍 '너구리'가 제주에 점차 가까워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제주에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육상에, 오전 5시를 기해 제주도 남부 앞바다에, 오전 1시 50분을 기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각각 태풍경보가 내려졌으며 남해 서부 먼바다와 제주도 동부, 서부, 북부 앞바다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현재 남부와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며 지점별 강우량은 오전 7시 현재 한라산 윗세오름 163.0㎜, 진달래밭 98.0㎜을 비롯해 서귀포 40.0㎜, 성산 26.3㎜, 제주 14.0㎜ 등이다.
바람도 최대순간 풍속이 가파도 초속 32.8m, 마라도 26.7m, 고산 26.6m, 제주 17.4m, 서귀포 18.3m를 기록하는 등 점차 거세지고 있다.
강한 비바람과 높은 파도로 제주∼목포, 제주∼부산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모슬포∼가파도∼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도내 항·포구에는 선박 2천여척이 대피해 있다.
제주공항에는 태풍특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전 7시 현재까지 국제선 2편이 결항됐고, 태풍이 점차 제주에 접근하면서 결항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관광객이나 도민 등은 공항을 찾기 전에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라산국립공원 입산과 도내 해수욕장 입욕도 전면 통제됐다. 제주올레도 올레꾼들에게 올레길 걷기를 자제토록 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일부 공무원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려 시설물 점검과 위험지역 순찰에 나서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도 도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장 재량으로 휴교나 단축수업 등을 결정하고, 학교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점검토록 했다. 이에 따라 도내 일부 학교가 하교 시간을 앞당기거나 방과후 수업을 취소했다.
해경도 항·포구 예찰활동을 벌이는 등 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날 어업정보통신국 등과 함께 조업 나간 어선들을 대피시킨 상태다.
너구리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서귀포 남쪽 약 410㎞ 해상에서 시속 27㎞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41m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10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40∼100㎜, 산간 등 많은 곳은 200㎜ 이상 내리겠으며 최대순간 풍속 초속 20∼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바다의 물결도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서 4∼8m,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서부 먼바다에서 3∼5m로 매우 높게 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