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전교조 사무실에서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2차 교사선언'을 하고 있다. 1만2000여 명이 참여한 2차 교사선언은 지난 5월 1만5000여 명이 참여한 1차 선언에 이은 후속 조치로 전교조는 이번 선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합법노조 지위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윤성호 기자)
법외노조 판결에 반발해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사선언을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달 27일 조퇴투쟁에 이어 지난 2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차 교사선언을 발표했고, 오는 12일에는 전국교사대회를 예고하는 등 사실상 대정부 전면전에 나선 모양새다.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3일까지 전임자 복귀를 지시해 전교조를 압박하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시국선언을 올린 교사들을 고발하는 등 초강경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취임한 진보 교육감들의 중재와 조정 능력이 앞으로 국면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퇴로 없는' 전교조, '초강경 대응' 교육부전교조는 지난 2일 교사 1만 2,244명이 실명으로 참여한 2차 교사선언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참담한 수준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맡기기에는 너무나 위험하다"며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와대 게시판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28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이번 2차 교사선언에 참여한 교사들 역시 고발이나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2차 시국선언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고발 등 여부는) 내부 검토 단계"라고 말했다.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징계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교사 1,500여 명이 참석한 조퇴투쟁을 놓고도 교육부는 현재 일선 현장에 공문을 보내 위법성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전교조 측은 "미리 조퇴 의사를 밝히고 하는 것이 어떻게 교사의 직무태만과 연결될 수 있느냐"면서 "공안당국이 미리 불법으로 규정하고 학교장이 조퇴 결제를 하지 못하게 교육부가 지침을 내린 것이 문제"라고 맞섰다.
노조 전임자들의 소속 학교 복귀 문제 역시 전교조와 교육부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가 "3일로 시한을 못 박은 교육부의 전임자 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교육부가 임의로 정한 시한이라 따를 수 없다"면서 "오는 19일을 전후해 복귀 시기와 규모 등을 위원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법외노조 판결 뒤 전교조 전임자들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휴직 사유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해야 한다.
결국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가 이어지면서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대량 징계 사태나 무더기 고발 조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가운데)이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왼쪽)과 조남규 서울지부장과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시도 교육감-전교조 위원장 잇달아 면담, 돌파구 찾을까?전교조와 '동지적 관계'에 있지만, 전면 지원을 할 수만도 없는 진보 교육감들은 교원노조법 개정이라는 큰 틀의 해결 방안이나 재량권 내 온건책을 내놓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1일 취임 일성으로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교원노조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기자들과 만나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전교조 전임자를 학교로 복귀시키느냐 마느냐'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이 보조를 맞춰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지만, 여당과 일부 교원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전임자 복귀와 관련해 교육부 시한과 달리 오는 19일까지 학교로 복귀하도록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법원 판결일을 휴직사유 소멸일로 보고 30일 안에 복직하도록 국가공무원법을 해석하는 재량권을 행사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극단적 갈등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가깝다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특히 교육부가 조퇴투쟁이나 교사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해 징계를 요구할 경우 최종 징계권을 가진 교육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하병수 대변인은 "교육감들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정훈 위원장은 교원노조법 개정 등 현안을 놓고 지난 2일부터 다음 주까지 전국의 시·도교육감들과 잇달아 비공개 면담을 벌일 계획이어서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