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10억 불과, 자동차회사에 타격 줄수 없어
-자동차社 금전피해보다 이미지 타격이 뼈아플듯
-연비 오차한계 느슨해, 절반정도는 축소해야
-보상? 대표소송제 취약, 실제소송해야 보상가능
-美는 자발적으로 국내보상, 글로벌위상 갖춰야[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26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자료사진)
◇ 정관용> 자동차 연비 광고나 여러 자료에 나온 것과 실제 차를 운행해 보면 참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오늘 오후에 국토교통부가 현대차 싼타페, 또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등의 연비를 검증한 결과 표시연비가 부풀려졌다면서 제작사에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발표가 있기까지 국토부하고 산자부가 서로 상반된 조사결과를 내놓는 등 혼선도 없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전문가 의견 듣겠습니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의 이호근 교수 전화해 모십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호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국토부는 과징금을 매기겠다고 하는데. 그 전에 산자부는 연비에 문제없다고 한 적이 있었죠?
◆ 이호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이건 아직 정리가 안 된 거죠?
◆ 이호근> 지금 정리가 좀 안 됐다가 국토부 쪽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왜냐하면 실은 각 부서별로 정확히 연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도 있는데 장비 간의 호환성 문제나 약간의 차이점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현재 사후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도출된 것이기 때문에. 국토부 쪽으로 조금 기울고는 있는데 최종결정으로 난 바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같은 정부인데 산자부에서는 적합판정 내린 그 차에 대해서 국토부가 부적합하다고 하면서 과징금을 매길 수는 있는 겁니까?
◆ 이호근> 네. 충분히 매길 수는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과징금은 당연한 것이고요. 자동차관리법에 의해서 연비가 부풀려졌다 할 경우 최대 10억까지 물릴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규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에 산자부가 되겠지만 정부와 관련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조금 유하게 봐줬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에서는 이번 문제에 대해서 제기를 하고. 2014년부터 본인들이 연비를 측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10억 원이라는 게 매출액의 1000분의 1이라는 규정도 있고 한데. 실은 소비자들이나 일반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그 행태에 비해서는 너무 작지 않나, 이런 여론인 거죠. 어쨌든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거지,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거나 이런 정도의 금액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지금 규정상 최대 10억 원까지만 물릴 수 있게 돼 있습니까?
◆ 이호근> 네, 맞습니다. 10억 원까지 물릴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최대가 그거 아닙니까?
◆ 이호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차 한 대 값이 얼마인데 10억 원이라는 과징금이 그 대형자동차 제조사한테 무슨 아픔이 될까요?
◆ 이호근> 글쎄요. 과징금만을 놓고 본다면 메이커에 타격은 전혀 없다고 보여지는데요. 실제 메이커 입장에서 이슈화가 되어 많이 아프다고 얘기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소비자들의 관심이나 실망감, 이것 때문에 기업의 이미지 손상이 실은 더 크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아, 그렇죠.
◆ 이호근>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 10억 원은 너무 적지 않은가, 이런 어쨌든 국민여론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네. 그 이미지에 대한 손상은 분명히 있겠죠, 그렇죠?
◆ 이호근> 네. 분명히 크죠. 미국에서 작년 같은 경우도 연비 문제 때문에 현대차가 합의를 하고 차가 폐차될 때까지 얼마씩을 지불하기로 하고 이런 얘기들이 쭉 있었는데. 끝까지 법정에서 다투면서 소송이나 판결까지 가지 않은 이유는 그 중간과정에서 회사입장에서 버리는 게 너무 많고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접근을 해서 합의를 보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고 윈-윈이기 때문에 메이커에서 그 방법을 선택한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네. 그리고 국토부가 연비 허용 오차범위를 5%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이호근> 네.
◇ 정관용> 이건 다른 나라들하고 비교했을 때 적절합니까, 너무 큰 겁니까?
◆ 이호근> 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적절하다고 보여질 수는 있는데요. 어떤 기술발달 측면에서 보면 측정기계, 정밀도 등은 상당히 많이 향상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농담으로 주유기 같은 경우도 100리터를 공급했을 때 최소 98에서 최대 102 리터 사이가 들어가야 된다는 오차범위가 있으면 메이커들은 자기네가 가장 유리한 쪽으로 98.02 이렇게 맞추거든요. 마찬가지로 연비기준 같은 경우도 현재 5%의 오차범위를 두고 있지만 어떤 장비의 발달이나 이런 것까지 측정을 한다면 실제 오차범위를 절반 정도로 줄여도 충분히 맞출 수 있는 여지는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 정관용> 오차범위는 지금 5%에서 2.5% 정도로 줄여라, 이 말씀이고요.
◆ 이호근> 네. 그래도 큰 지장이 없을 겁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과징금은 10억 원 너무 적다. 좀 늘려야 한다, 이 말씀이었고요.
◆ 이호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하나하나 정리하죠. 그리고 아까 처음에 제가 제기했던 국토부와 산자부가 서로 엇갈린 판단 내리는 거, 이거 최종 정리가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 이호근> 네. 최종 정리가 돼야 되는데 아무래도 국토부 쪽으로 비중이 실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관련 장비나 측정검증기관의 인프라 같은 건 비슷할 수도 있는데요. 실제 우리나라의 검증제도가 2002년까지는 전체 차량에 대해서 형식 승인을 하고 사후관리를 맡아왔는데, 그다음 2003년에는 자기인증제로 넘어가면서 정부에서는 대형차 위주로 관리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시다시피 2012년, 2년 전에 현대차가 90만대를 미국에서 리콜 문제가 발생하면서 2013년부터 승용차에도 손을 댔는데. 그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 부분을 맡아서 진행을 하고 있었지만, 그동안에 어떻게 보면 직무유기라고 할까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까 국토부에서 손을 댔고 사후관리는 일단 국토부 담당이니까 가져오는 게 맞는데요. 여기에 한 가지 조금 더 예외랄까. 첨언을 할 것이, 또 환경 쪽에 대한 화두가 상당히 크거든요.
◇ 정관용> 네, 그렇죠.
◆ 이호근> 자동차 가지고 연비 테스트를 하는데 동일한 장비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배출가스 테스트도 합니다. 그런데 그건 또 환경부 소속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 이호근> 그러니까 동일한 차를 가지고 동일한 실험방법을 해서 연비 테스트라 해서 결과를 올리고. 같은 차를 가져가서 다시 배출가스 테스트를 해서 환경부 쪽에서 허가를 받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실제 이걸 한 부서에서 가지고 가서 통합적으로 운영을 하고, 다른 부서에는 결과를 통보하는 식으로 일원화시키는 것이 일단 소비자도 그렇고, 메이커도 그렇고 윈윈이 아닐까 이렇게 보여집니다.
◇ 정관용> 네. 그러니까 교수님은 보실 때는 한 부서라고 통합한다면 국토부가 맞다, 이건가요?
◆ 이호근> 네. 현재로써는 국토부가 맞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국토부, 산자부, 환경부 따로따로 이렇게 하다 보니까 제조사도 관련 규정이 너무 애매하다. 정부를 계속 원망해 왔다면서요?
◆ 이호근> 네, 맞습니다. 그 문제는 뭐냐면요. 공인연비에 관해서는 관리부실의 책임이 정부나, 연비를 측정해서 신고하는 제조사 당사자한테 당연히 있는 것인데. 늘 이 부분이 화두입니다. 뭐냐 하면 기업체라는 것은 기업의 생존 목적이 이익의 최대 창출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호근> 결론은 관련 규정이 좀 미미하고 허술한데 그 관련 규정을 넘어서까지 자기네가 타이트하게 관리를 하고 보상을 해 줄 의무는 없다라는 게 법적인 의견이고 당연히 타당성은 있습니다마는 이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세계 5위를 넘어서 4위를 넘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 상황에서는 과연 규정에만 얽매여서 규정을 간신히 지킬 수 있는 어떤 경계치만을 갖는 것을 기업의 목표로 삼는 것보다는. 보다 도덕적인 측면에서 국민들을 생각하는 좀 거시적인 미래를 보는 이런 눈길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가장 중요한 질문인데요. 지금 과징금 10억이 많다, 적다 이걸 떠나서. 그러면 소비자들한테 무슨 보상은 안 합니까?
◆ 이호근> 이 부분이 상당히 문제인데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좀 외국하고 다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피해법 같은 게 잘 되어 있고 대표소송제라해서 한 사람이 소송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해서 연비를 ‘연간 내가 차를 보유하는 기간 동안 손해를 보는 게 얼마다’라고 하면. 관련서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 다 보상이 진행이 됩니다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소송에 참여한 사람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지금 딱 3명이 소송을 제기했어요. 그러니까 만약 승소해도 이 3명만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 이호근> 그렇죠. 현재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 3명만 받을 수 있는데 이분들의 보상요청액이 60만 원 정도인데 너무 양심적으로 했죠. 실제 우리나라 평균 주행거리를 따지면 연간 1만 5천에서 1만 8천km. 기름값이 한 달에 한 25만 원 따지면 5년 동안 손실액 정도가 맞는데 너무 어떻게 보면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봐야 되겠고요. 우리나라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메이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손해 본 것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어떤 시발점이 됐다, 이런 의미로 보는 게 옳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현행 제도와 법 아래에서는 이 3명이 만약 승소를 한다손 치더라도 다른 모든 분들이 소송하는 분들만 보상받을 수 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 이호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정부가 이렇게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동시에 배상명령 같은 걸 할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까?
◆ 이호근> 네. 현재는 그런 근거는 없고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럴 경우에는 대개 어떤 배상명령이나 사법부를 통해서 진행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과징금은 국가기관에서 진행을 하지만 보상 부분에 대해서는 좀 다른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런데 최근에 그 포드자동차는 국내 소비자들한테도 연비과장에 관련해서 보상을 하지 않았습니까?
◆ 이호근> 네.
◇ 정관용> 그건 국내법을 적용하면 포드자동차는 굳이 안 해도 되는 건데.
◆ 이호근> 네, 그래서 이 부분이 아까 제가 국내 자동차 메이커가 이런 태도로 나가줬으면 하고 아쉽다고 말씀드린 부분 한 가지인데요. 실제 글로벌 차원에서 국내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상을 좀 고려해야 될 상황인데. 결국 이러한 태도가 국제적인 기업체가 갖춰야 될 근본적인 태도거든요? 우리나라 메이커도 이와 같은 자세를 본받아서 규정에 있다 없다를 따지기 전에 본인들의 양심, 도덕적으로 소비자에게 미안해하고 국가 기업이 그 정도로 커서 세계적으로 발돋움이 됐다면. 그에 상응하는 자세로 소비자에게 좀 낮추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아마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죠?
◆ 이호근> 네, 당연합니다. 그런 부분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 정관용> 네. 이번에 과징금 결정으로 현대차나 쌍용차 이미지가 손상됐다,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본인들의 이미지를 역전시켜서 더 좋게 만드는 계기로 할지 안 할지 지켜보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호근>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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