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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1800억짜립니까?" 외면받는 송상현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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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소통' 내건 전국 최대 규모 도심광장…콘텐츠, 편의시설 부족

부산진구 중앙대로에 조성된 송상현 광장의 모습. 한낮에는 그늘을 찾기 어려워 오가는이없이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부산 CBS/김혜경 기자)

 

부산시가 '소통과 흐름'을 기치로 내걸고 조성한 '송상현 광장'이 편의시설과 콘텐츠 부족으로 개장 초기부터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무려 1,8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광장이 무색하지 않게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부산진구 전포대로에 위치한 송상현 광장 입구.

산책 삼아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몇 걸음을 걷다 다시 왔던 길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나무 그늘로는 한낮의 더위를 피할 길이 없고, 그나마 조성된 벤치는 햇빛에 그대로 노출돼 쉴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전광자(52) 씨는 "부산의 최고 노른자위 땅에 부산시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조성했다는데, 커피 한잔 마실 그늘도, 공간도 없다. 시민들이 어디에 앉아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을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도로를 쌩쌩 내달리는 차 때문에 겨우 공원에 도착한 직장인들도 소음과 매연에 눈살을 찌푸린다.

직장인 이수진(33) 씨는 "광장으로 접근하는 횡단보도 간격이 넓어 한참을 돌아 도착했다. 도심 속 공원이라지만 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지 않아 차량의 매연, 소음에 그대로 노출된다. 도로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 중앙대로에 조성된 송상현 광장 내 선큰광장. 각종 공연 등 시민들의 문화활동을 위해 조성됐지만, 이렇다할 프로그램없이 개장 초부터 방치돼고 있다. (부산 CBS/김혜경 기자)

 

젊은이들을 위한 야외공간인 선큰광장(4,786㎡)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육중한 굉음의 기계 소리만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인근에 조성된 카페, 편의점 편의공간 3곳은 높은 임대료 탓에 두차례 벌어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아 개장하고도 텅 빈 공간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

'흐름과 소통, 그리고 미래의 광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부산시가 조성한 송상현 광장은 부산진구 양정동 중앙대로 일대에 조성돼 지난 12일 본격 개장했다.

길이 700m, 폭 45∼78m, 면적 3만 4740㎡로 국내 도심 광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공사비 562억 원, 보상비 1256억 원 등 총 1850억 원이 투입된 광장은 송상현 공 동상이 있는 역사마당, 잔디광장이 있는 다이내믹 부산마당, 선큰광장이 들어선 문화마당으로 나눠 조성됐다.

하지만, 거액을 들여 조성한 광장이 애초 목적과 달리 개장 초기부터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

개장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4~15일에 송상현 광장을 방문한 시민은 1만여 명에 불과했다.

시민들이 문화활동을 하거나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전혀 없는 것이 가장 문제로 꼽히고 있다.

소프트웨어 실종으로 송상현 광장이 아무도 찾지 않는 썰렁한 공간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자 부산시는 부산문화재단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참여해 '광장 문화'를 직접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개장 전 시민들이 '광장문화'를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콘텐츠를 마련했어야 하는데, 늦은감이 있다. 현재 송상현 광장을 관리하는 주체가 시설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인 만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시간대별로 다양한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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