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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 "靑도 예외 없다" 세월호 진상 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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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서울대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청와대까지 포괄하는 성역 없는 수사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2일 오전 11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실종자 수색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 △청와대까지 포괄하는 성역 없는 수사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할 것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총학생회는 "세월호 참사는 실책이 겹친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라며 "정부 기관은 국민의 보호라는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이어 "경찰은 유가족들을 불법 미행하고 침묵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을 강제 연행했다"며 "이 모든 일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말 한마디로 해경을 해체했고, 눈물로써 실책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총학생회는 "슬퍼하는 이들은 미개한 국민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이들은 불순한 시민으로 낙인 찍혔다"며 "아이들을 죽음으로 이끈 반인륜적 행태를 본 이상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또 "무능한 정권과 그 비열한 작태를,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자들의 행태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잊지 않을 때 캠퍼스에서, 광장에서, 투표소에서 우리의 분노와 성찰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시국선언 전문.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이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는 단지 슬퍼하기만 했을 것이다. 우리는 희생자와 가족을 위로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애도를 표했으리라. 그러나 이 끔찍한 참사가 실책이 겹친 인재이자 관재임이 밝혀졌을때 슬픔은 거대한 분노로 뒤집혔다. 해경은 방관했으며 언론은 부정확하고 무책임한 보도로 혼란을 야가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재난관리시스템은 제 기능을 다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대통령 화환과 고위직 숙소 배정에 신경을 쏟는 동안 실종자들은 차디찬 바다에 남겨졌고 그 가족들은 체육관에서 떨고 있었다. 정부 기관은 국민의 보호라는 존재의 이유를 망각하고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다. 이제 국민의 정서는 절망을 넘어 분노에 다다랐다.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은 분노를 더했다. 국민은 반성을 원했지만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고 사건을 은폐했다. 유가족은 대화를 요구했지만 그들의 간절한 호소는 묵살당했다. 급기야 경찰은 유가족들을 불법 미행하고 침묵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을 강제 연행했다. 이 모든 일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말 한마디로 해경을 해체했고, 눈물로써 실책을 무마하려고 했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선내에서 승객들이 수차례 듣고, 믿었던 말이다. 동시에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내세웠던 문구이다. 그렇다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고 들었다. 무능한 정부와 부패한 기관과 무책임한 정치를 그저 바라보며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슬퍼하는 이들은 미개한 국민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이들은 불순한 시민으로 낙인찍혔다. 순수와 비순수를 가르는 이분법적인 발상에 열린사회를 향한 열망은 좌절됐다. 그럼에도 우리는 숨직인 채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가만히 있으라! 우리에게 이는 결코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다. 사회와 학교는 정치에 관심을 끊고 현실에 눈감으라고 말해왔다. 스펙을 쌓고 네 옆의 친구보다 성공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은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의 말과 결코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굴종과 침묵과 무관심을 요구받은 우리들은, 세월호라는 거대한 참사를 당면함으로써 비로소 성찰의 계기를 얻었다. 국민들을 우롱하는 권위주의적 행태, 해체와 금지로 사태를 덮어려는 편의주의적 작태에 우리는 왜 눈감아야 하는가.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언제나 가만히 있으라는 보이지 않는 언명을 착실히 학습홰왔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거부한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이끈 반인륜적 행태를 목도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들은 우리의 구호를 선동이라고 할 테다. 그렇게 부른다면 그렇게 불리겠다. 결코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며, 그럼으로써 가만히 있기를 거부할 것이다. 무능한 정권과 그 비열한 작태를,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자들의 행태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잊지 않을 때 캠퍼스에서, 광장에서, 투표소에서 우리의 분노와 성찰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가진 대통령과 정부에게 고한다.

첫째, 실종자 수색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이것은 생존자, 희생자, 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자 정부가 외면해 온 요구이다. 국민이 인정하기 전까지 정부가 먼저 포기해서는 안된다.

둘째, 청와대까지 포괄하는 성역 없는 수사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 사건을 엉성하게 종결하지 말고 똑바로 해결하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라. 모든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고질적 구조의 혁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월호 참사는 언젠가 되풀이 되고 말 것이다.

셋째,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언론을 통제하여 국민들의 눈을 가리는 정부는 독재정권이나 다름없다. 현 정권은 즉시 언론기관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언론의 공공성을 복원하라.

넷째,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분열을 조장하는 용공좌파도, 국가 전복을 꾀하는 불순분자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의 대리자일 뿐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재갈을 물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지 않는 자들에게 역사는 되풀이된다. 우리는 잊지 않겠다. 그렇기에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이러한 외침을 무시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주문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국민들과 함께 분연히 일어설 것이다.

제 56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운영위원회.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인문대학 학생회장,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장, 간호대학 학생회장, 경영대학 학생회장,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 미술대학 학생회장, 사범대학 학생회장, 생활과학대학 학생회장, 수의대학 학생회장, 약학대학 학생회장, 의과대학 학생회장,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 치과대학 학생회장, 동아리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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