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자료/ 노컷뉴스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1년 만에 4계단이나 미끄러져 2009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정부와 기업 부문의 순위가 각각 6계단과 5계단씩 하락해, 국가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스위스 소재 국제경영개발원(IMD)이 22일 0시에 발표한 2014년 국가경쟁력 평가 자료를 분석한 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전체 60개 국가 가운데 26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2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4계단이나 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011년 이후 3년 연속 22위를 유지했으나, 올해 결국 2009년(27위) 수준으로 하락했다.
경쟁력 하락을 불러온 분야는 ‘정부’와 ‘기업’이었다. 경제성과(20위)와 인프라(19위)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지만, 정부효율성이 20위에서 26위로 6계단 추락했고, 기업효율성 분야도 34위에서 39위로 5계단 하락했다.
세부항목을 보면, 노사관계의 생산성(57위), 주주의 권리행사(56위), 기업이사회의 경영감독(58위), 회계감사의 적절성(59위) 등 과거부터 하위권에 머물렀던 항목은 순위가 한두계단씩 밀려나며 더 악화됐다.
여기에 기업의 사이버보안 정도가 38위에서 58위로 하락했고. 조세회피 문제가 32위에서 57위, 기업들의 시장변화에 대한 적응성이 31위에서 56위로 떨어지는 등 30위권에 머물던 항목들이 대거 최하위권으로 급락했다.
◈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이 순위하락에 영향
기재부는 올해 IMD 국가경쟁력 평가결과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지표 보다는 설문지표에서 상당수 순위가 하락한 점에 주목했다. 통계지표 220개 가운데 순위가 하락한 것은 60개로 전체의 27%를 차지한 반면, 설문지표는 전체 118개 중 72%인 85개가 순위가 떨어졌다.
기재부는 “설문조사(2~3월) 당시,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터졌고, 공공기관 정상화와 규제개혁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누적된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1년간 진행된 경제살리기 정책으로 지표는 개선됐으나, 국민의 체감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MD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정책과제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불균형 심화를 축소하고, 남북관계를 관리하며, 투자와 국내소비 촉진을 통한 잠재성장률 유지 등을제시했다.
한편, 60개 평가 대상국 가운데 국가경쟁력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었고, 스위스가 그 뒤를 이어 부동의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가경쟁력 3위였던 홍콩은 4위로 밀려난 반면, 5위를 했던 싱가폴이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유로존의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경쟁력 순위는 상승했고, 반대로 인도와 브라질, 멕시코 등 주요 신흥국들은 순위가 하락해 최근의 신흥국 위기 등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