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범국민 대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동부 지역에선 여전히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민병대 간 교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공동의장 미로슬라프 루덴코는 18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도시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늘 오전들어 전날보다 전투가 더 격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군이 여전히 무력으로 민병대를 해산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슬라뱐스크 주둔 정부군 막사를 공격했던 민병대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으며 정부군 측에선 사상자가 없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포로로 붙잡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슬라뱐스크 민선 시장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슬라뱐스크 외곽에서 이날 새벽 교전이 벌어져 정부군 병사 7명이 숨지고 민병대원 1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전부터 교전이 시작돼 밤새 이어졌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대포와 로켓포 등을 동원해 공세를 펴며 시내 진입을 시도했으며 민병대가 시외곽에서 이들을 저지하며 맞서고 있다고 포노마료프는 소개했다.
또다른 민병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이 크라마토르스크의 공항에서 시내 시청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민병대와의 사이에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크라마토르스크 시내에 경계경보가 울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하루 전 도네츠크주 주도 도네츠크에 주둔 중이던 우크라이나 정부군 산하 국가근위대 작전본부가 민병대의 공격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병대원 약 130명이 국가근위대 작전본부를 포위하면서 양측 간에 교전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근위대 소속 계약직 병사들이 민병대 쪽으로 투항했다. 뒤이어 민병대가 부대를 장악했고 근위대는 병력과 장비를 서둘러 인근 기지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7일 동부 도시 하리코프에선 25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를 위한 범국민대화(원탁회의) 2차 회의가 열렸다.
동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이 배제된 가운데 중앙정부와 지방 대표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긴장 완화와 국가 통합 유지를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중앙권력을 대폭 지방에 이전하고 중앙정부는 법률 이행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 임무만 수행하는 형태의 국가 체제를 제안했다.
이에 동부 지역 대표들은 동부에서의 정부군 군사작전 중단과 개헌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가 지위 선언, 이원집정부제 채택, 사법기관 개혁, 시위 참가자 사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여전히 동부 분리주의 세력과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범국민 대화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던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은 러시아로의 편입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앙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제3차 원탁회의는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체르카시에서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동부 하리코프주 분리주의 지도자 유리 아푸흐틴은 하리코프주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 이어 조만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푸흐틴은 이날 주도 하리코프 시내 자유광장에서 열린 집회 연설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우리는 25일 치러질 조기대선 투표에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그날 이 광장에 다시 모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푸흐틴은 17일 하리코프에서 열린 원탁회의 2차회의도 비판하면서 자신도 회의에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