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베트남에서 발생한 반(反) 중국 시위와 관련해 직접 당사국인 베트남과 중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두 명의 중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베트남 내 반중 폭력 시위와 관련해 15일 베트남 및 중국 외교부장과의 잇단 통화에서 양측에 갈등 확산을 막고 안정 회복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인도네시아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그는 "양측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상호 대응을 자제하고 물대포 사용과 선박 충돌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양국 사이에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할 것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마르티 장관은 14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전화 통화에서 '베트남이 중국의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방해한 것이 긴장의 원인으로, 베트남 정부에 사태 진정과 중국 주권을 존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사태가 중국이 베트남과 영토분쟁을 겪는 남중국해에서 석유탐사를 추진하면서 발생한 점에 주목, 유사한 반중 감정이 남중국해 영토 분쟁 당사국인 다른 아세안(ASEAN) 회원국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 중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중국과 남중국해 영토 분쟁을 겪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중재자로서 분쟁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구속력이 있는 행동강령을 제정할 것을 중국에 요구해왔다.
인도네시아 민주주의·외교·국방 센터 투쿠 레자샤 소장은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태롭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자제 촉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세안 내 영향력을 활용해 갈등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