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선 '언딘 리베로' (사진=윤성호 기자)
언딘이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지난 2일 공식 해명자료를 내놨지만, 여전히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우선 사고 전부터 언딘 측은 대형 해양사고가 벌어지면 구난활동 입찰 자격이 국제구난협회(ISU, International Salvage Union)가입 기업으로 제한된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ISU가 기존 회원사 두 곳의 추천을 받고 어떤 곳이라도 반대하면 가입할 수 없는 등 전문성 보장과 관계없는 인양업체들의 이익단체일 뿐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언딘은 일반적으로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규정에 따라 사전자격요건을 갖춘 ISU 회원사들이 인양 작업에 주계약자로 참여한다며 한걸음 물러섰고, 이번 해명자료에도 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ISU 회원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규정은 국내법은 물론 IMO 협약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CBS의 단독보도로 밝혀진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ISU에 독점적 권한을 주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경 측도 "IMO 협약 내용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고 확인했다.
한 전문가는 "사고 이후를 수습하는 보험회사들이 ISU에 가입된 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에 구난 작업에 참여하는 데 유리할 뿐이지,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양구난 계약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애초 다이빙벨은 무용지물이라던 언딘이 산학협력을 맺은 강릉 폴리텍대학에서 급히 다이빙벨을 빌려온 경위에 대해서는 아예 해명조차 내놓지 않았다.
갑자기 기존 바지선을 대신해 현장에 투입된 언딘의 바지선도 논란거리다.
앞서 선내 수색작업 등을 지원했던 기존 '2003 금호' 바지선 역시 언딘이 운영하고 있는 '리베로' 바지선으로 지난달 23일 교체됐다.
이 바지선은 이례적으로 언딘 측이 해경 측에 사용하겠다고 요청한 지난 18일부터 '날씨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잭업바지선'이라며 대대적으로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홍보돼왔다.
따라서 사고대책본부가 전날 하루를 바지선 교체작업에 허비했다는 비판도 민간 자원잠수사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특히 지난달 24일은 실종자 가족들이 조류가 약한 조금을 맞아 요구한 '1차 마지노선'인데도 바지선을 교체하느라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게다가 이 바지선은 '준공(승인)'도 나지 않은 불법적인 선체였던 사실이 CBS 노컷뉴스의 단독취재로 확인되기도 했다.
언딘 측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리베로' 바지선이 각종 잠수장비를 갖췄기 때문에 해경의 강제명령으로 투입됐다고 해명했다.
이 경우 최첨단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은 안전점검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끝내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조 당국의 행보 역시 모순에 부딪히게 된다.
게다가 해양과학기술원과 LS전선이 추천한 현대보령호는 언딘 측 바지선보다 먼저 도착했는데도'수색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교체되지 못한 채 대기만 하다 지난달 24일 철수했다.
오션씨엔아이 윤종문 대표는 "현대보령호가 22일 0시 40분부터 사고해역에서 10km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며 "해경 측이 '잠수사의 인명구조작업이 우선인데 바지선이 들어가면 방해된다'고 막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저녁 언딘의 전문바지선이 들어온다더니, 언딘 측 바지선이 설치됐다며 추가 바지선이 필요없다고 말해 철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경이 청해진해운과의 계약을 주도했다는 의혹이나, 해군 특수부대인 UDT 투입을 막고 언딘 측 잠수사를 우선 투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어서 말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언딘 측이 배포한 해명자료 외에는 일체의 답변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각종 의혹과 불신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