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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캐는 수준"이라더니…민간잠수사 뒤늦게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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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욕심 아니겠나" 불만 일어…특정 업체와 유착 의혹까지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대형 부표가 설치된 가운데 18일 오후 사고 인근해상에서 잠수부들이 구조할동을 벌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간잠수사에 대해 "조개 캐는 수준"이라던 정부가 이들을 현장에 다시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수중환경협회 황대영 회장은 23일 오전 9시 40분쯤 진도항에서 "정부와 계약한 특정 민간업체를 제외하면 민간잠수사는 작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난 17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색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 30분쯤 황 회장 등 민간잠수사 50여 명은 구조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입수는 물론 입수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바지선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오후 5시 30분쯤 진도항으로 돌아왔다.

황 회장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라는 업체가 정부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관·군 합동조사단이라는데, 여기에서 민(民)은 돈을 받고 일하는 이 업체를 말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예 가이드라인 중 한 곳은 '언딘'이 독차지한 상황이어서 일반 민간 자원봉사 잠수사들은 입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극히 소수만이 수색작업에 투입됐고, 그나마도 이미 선체 내부를 탐색만 하다 오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황 회장은 이처럼 민간잠수사가 작업에 돌입하지 못한 원인으로 정부 측의 비협조를 꼽았다.

황 회장은 "물때가 좋은 정조에는 주로 해군이나 해경, '언딘' 측 잠수사가 들어간다"며 "물때가 나쁠 때만 들어가니 일반 민간잠수사가 수색작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나마 가이드라인이 비고, 물때가 좋을 때에는 수중음파탐지기나 ROV(원격조정장비) 등 고가의 장비를 조종하러 들어가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수색 작업을 할 틈이 없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 삼았다. 황 회장은 "세월호 선체 길이가 약 150m라는데, 현장에 동원된 바지선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바지선만 넉넉하면 더 많은 잠수사가 현장에 입수해 속도를 높일 수 있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또 "기름값만 수백만 원이 드는 바지선을 개인이 끌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적어도 야광로프 등 기본적인 장비라도 지원해준다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현장에서 한 잠수사는 "결국 실적을 쌓으려는 속셈 아니냐"며 "민·관·군 합동구조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측은 "레저나 스포츠 수준의 잠수 실력과는 구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군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여객선에서 작업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사람들은 국내에 250명 수준"이라며 "조개를 캐는 수준의 실력을 갖춘 잠수사들을 어떻게 선체에 투입할 수 있냐"고 민간잠수사들의 전문성 문제를 거론했다.

하지만 정작 해경 측은 이날 평소 전복, 해삼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명 '머구리' 잠수사 수십여 명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머구리는 공기통을 등에 멘 일반 잠수사와 달리, 선박의 산소공급 장치에 공기줄을 연결한 장비를 갖춘 잠수사를 말한다.

이와 같은 본부 측의 갈팡질팡 행보에 대해 황 회장은 "황당한 소리"라고 일축하며 "민간잠수사의 전문성을 믿을 수 없다기에 자체 협의체를 구성하고 약 20명 규모로 소수 정예를 가려뽑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낮 12시쯤 해경 측은 '물때에 맞춰 오늘 오후나 저녁 중 입수한다'는 조건으로 민간잠수사 20명을 투입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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