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내부에 남아있는 실종자 수색작업이 연 이틀째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경과 해군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선체 수색팀은 이날 새벽에 이어 오전과 오후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실종자 대부분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침몰 지점의 유속이 너무 강한데다 수중 시계도 좋지 않아 선체 가운데 외부로 드러난 부분 외에 내부 객실 등으로 진입은 실패했으며 현재는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진도 해상에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파도의 높이가 1~2m에 이르고 있어 수중은 물론 수상에서도 구조인원이 타고 있는 고무보트 등이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다.
또, 진도 앞바다의 평균 유속은 시속 8km 정도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이는 잠수부들이 물속에 들어가 가만히 있으면 자동적으로 1초에 2m 이상 물살에 휩쓸려 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투입된 잠수부들은 물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수중에서 사력을 다해야 하고 이 때문에 급격한 체력저하가 찾아와 수중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15~20분에 불과하다.
또, 수중 시계가 자신이 뻗은 손도 분간하기 어려운 정도인 20cm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일일이 선체를 더듬어가며 수색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구조 속도를 늦추고 있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계속해서 선체 내부 진입을 시도했지만 빠른 유속과 나쁜 시계 등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수심이 얕은 쪽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세월호 선체 진입작전에 투입됐던 민간 잠수부 3명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20여 분만에 구조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 것도 이같은 구조환경 악화때문이다.
이와함께 현재 세월호가 거꾸로 뒤집혀 있어 실종자들이 많이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층 객실의 수심은 20m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잠수부들이 이 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중과 선체 내부에서 안내선 역할을 하는 인도색을 설치해야하는데 빠른 유속과 나쁜 시계로 이 역시도 쉽지 않다.
또, 설사 객실로 이어지는 선체 출입문까지 도달하더라도 내부에 떠있는 집기 등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객실 수색작업을 벌일 수 있다.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고 섣불리 작업을 시작하면 산소공급선이 꼬이거나 뒤돌아오는 길이 막혀 오히려 잠수부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밤 침몰한 천안함 수색작업의 경우 이틀 뒤인 28일부터 선체 수색작업에 돌입했지만 최초로 사망한 실종자를 발견한 것은 일주일 뒤인 4월 3일이었다.
이 역시도 겉으로 드러난 절단면 인근 간부식당에서 발견된 것으로 해군은 이후에도 실종자 대부분이 있는 침실까지 접근하지 못하고 다음날 수색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다만, 천안함의 경우 1200톤급으로 비교적 선체가 작고 군함의 특성상 내부 구조도 복잡한데다 침몰 지점의 수심도 45m에 달했던 만큼 만큼 선체 내부 진입이 굉장히 어려웠다.
하지만 세월호의 경우 6825톤급의 여객선으로 선체가 크고 내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점, 그리고 4층 객실의 수심도 천안함 당시보다 깊지 않다는 점에서 내부 진입이 보다 용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해경과 해군이 합동으로 최선을 다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상에서 군.경 합동 구조팀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