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상에서 실종자 가족 등이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16일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한지 만 하루가 지나면서,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부모들과 정부 당국 관계자들 간의 거친 몸싸움과 고성이 오고가고 있다.
특히 16일 밤부터 선체 안 식당 등 에어포켓이 남아있는 공간 곳곳에 학생들이 생존해있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학부모들은 신속히 진행되지 않는 구조작업에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새벽 "아이들이 살아있다는데 당장 잠수부를 투입해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에 해경 측은 오전 0시 30분부터 수색을 시도했지만, 거센 물살과 시계 불량으로 인해 50여분 만에 철수했다.
아침이 돼서 야간 수색이 중단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학부모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부터 해양수산부, 서해해양경찰청 등 당국 관계자들을 불러내 "왜 구조작업에 진척이 없느냐, 확실한 정보는 무엇이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거친 욕설과 폭행이 오고가는 등 분위기가 매우 험악해졌다.
"왜 작업이 안되느냐"는 학부모들의 질문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작업 중인 사람을 불렀다"면서 최대한 현장과 소통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지만, 격분한 학부모들의 마음을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학부모들은 "국가 위기 상황인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이곳에 찾아와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최고 책임자로서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 당국 관계자에게 "지금 당장 전화해 오라고 하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 등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학부모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책임자가 나서서 현장 상황을 최대한 정확하게 신속하게 소통 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미 "언제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할 것이냐, 특수부대 작업도 믿을 수 없다"면서 "현장에 배를 타고 나가 봤지만, 정부 쪽에서는 무조건 입수 못한다고만 하고 있다"고 불신감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까지도 '선체 안 식당 안에 살아있다'는 내용 등의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SNS를 통해 계속 가족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전라남도 앞바다로 위치 표시된 상태로 구출 요구를 띄운 학생의 글도 전해졌다.
이 중에서 진위 여부가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 같은 메시지와 정황들이 끊임없이 모이고 있는 상황인데, 마냥 진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 "한 명이라도 더 구조돼야 할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한편 이날 잠수부 3명이 높은 파도 속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다가 낚시배에 구조됐다. 해경 등은 앞서 오전 7시부터 수색을 재개했다가 거센 파도와 바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