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딪혔으면 승객들이 급정거 느꼈어야
- 안개탓에 급선회하다 무게중심 쏠린듯
- 트레일러와 차가 한쪽으로 쏠리며 '쾅'
- 예전에 유조선 전복 사고도 있었던 곳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16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임긍수 (목포해양대 교수)
◇ 정관용> 이 시간에는 사고원인, 사후 대응, 문제점들을 분석하기 위해서 바로 그 인근 지역에서 학생들의 실습선 운항을 담당하고 계시는 목포해양대학의 임긍수 교수를 연결합니다. 임 교수님, 안녕하세요.
◆ 임긍수>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쪽 바다 자주 나가시죠?
◆ 임긍수> 네. 저희들은 뭐 1년에 한 15~20회 정도 나갑니다.
◇ 정관용> 거기가 사고 위험이 좀 큰 곳입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 임긍수> 그쪽이 아무래도 섬들이 조밀조밀하게 있고, 또 조류도 빨라서. 과거에 그쪽에서 여객선은 아닙니다마는 유조선이 전복된 사례가 한 번 있었어요. 그리고 소소한 사고는 가끔 일어난 데입니다.
◇ 정관용> 지금 그 해당 지역에, 물론 지금 침몰된 위치를, 인근을 얘기하는 것이겠습니다마는, 암초는 없다라고 하는 보도도 있고. 어떻습니까? 그쪽 지역의 암초 분포는 어때요?
◆ 임긍수> 그쪽에는 몇 만 톤 되는 선박도 지나다니는 통상 항로입니다. 그래서 암초 같은 것은 지금 없고. 그런데 어떻게 암초 얘기가 나왔는지 그건 조금 의문스럽습니다.
◇ 정관용> 정해진 항로를 혹시 이탈했을 가능성은 없나요? 선사에서는 일단 부인하기는 했습니다마는.
◆ 임긍수> 글쎄요. 정해진 항로를 이탈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왜 그러느냐 하면 인천에서 제주를 간다 하면 우회하지는 않았을 거고, 최단거리를 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항로를 지났다면 그게 거의 최단항로 아닌가 그렇게 유추해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선장이 휴가를 가서 다른 사람이 배를 운행했다. 그리고 또 어제 안개가 끼어서 출발을 늦게 했다. 그래서 도착시간 맞추려고 너무 빨리 운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얘기들이 들리기 때문에 여쭤보는 건데요. 항로 이탈 부분에 대해서.
◆ 임긍수> 늦게 출발한 것을 빨리 도착하려고 한다면 엔진 스피드를 조금 높였을 것이고. 항로를 짧게 단거리로 해서 간다면 별로 효과를 못 봤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속력을 높이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옳다고 봅니다.
◇ 정관용> 항로를 벗어나는 것보다는? 항로가 우선 최단거리 항로로 돼 있을 거다, 이 말씀이신 거죠.
◆ 임긍수>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러면 그 지역은 몇 만 톤급도 다닌다고 했고, 지금 사고가 난 건 6800톤급 이렇게 얘기가 되니까. 암초는 그 지역에 없다라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 임긍수> 사실 암초가 그쪽 맹골이나 맹골수도라는 곳하고 그쪽 외곽 지역에는 암초가 없어요.
◇ 정관용> 지난번 그러면 아까 그 유조선이 전복되는 사고도 있었다고 그러시지 않았어요? 그때의 사고원인은 뭐였습니까?
◆ 임긍수> 그때 사고도 GM 문제로 전복된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 정관용> 뭐요?
◆ 임긍수> GM. 선체 중심이 맞으면 배가 회전할 때 전복되는 수가 있거든요. 그 전에 우이도 페리 사건이 있었죠? 그거하고 유사한 형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건 뭐에 걸린 게 아니라 배에 중심이 맞지를 않아서 배를 돌리다가 그냥 넘어진다, 이거죠?
◆ 임긍수> 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사고의 경우에는 처음에 큰 충격음을 모두가 다 들었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암초는 그 지역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임 교수님 추정이겠습니다마는,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들만 종합해 보면 사고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임긍수> 사고 원인은 저희 쪽에서 얘기하는 외방경사라고 하는데요. 선체가 회전하면 그건 방향의 반대쪽으로 선체가 경사가 발생합니다. 그때 유속이 좀 강하다고 그러면, 거기에 가해져서 더 많은 경사를 일으켜요. 심지어는 배가 180도를 휙, 360도나 180도 이렇게 휙 도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제가 안 되고요. 그랬을 때 경사가 5도에서 10도 정도 휙 돌면 원심력에 의해서 화물을 실었던 것이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아이싱하지 않은, 포박하지 않은 선박들 대부분이 연안 여객선인데.
◇ 정관용> 꽉 고정시키지 않았단 말이죠, 화물을?
◆ 임긍수> 네. 트레일러나 자동차 같은 걸 실으면 포박을 안 합니다. 그대로 싣고 운반을 하는데. 그런 화물 실은 자동차들이 외방 쪽으로 경사된 쪽으로 밀렸을 가능성이 있고요. 그런데 중량물을 실었을 때 컨테이너 같은 걸 실었으면 그게 넘어갑니다. 그래서 넘어가게 되면, 경사진 쪽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게 선체 벽과 부딪쳐서 소리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고요. 쾅쾅하는 소리가 났을 겁니다. 그 배 끝까지 물이 잠기고 하면, 물이 과다하게 잠기면 점점 더 넘어가기 시작하죠.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확 넘어가거든요. 그럴 가능성이 좀 많다고, 그렇게 저는 추측을 합니다.
◇ 정관용> 암초에 걸린 것이 아니고 좀 빠른 속도로 배가 회전을 하다 보면 한 쪽 방향으로 기운다는 말씀이시죠?
◆ 임긍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기울게 될 때 배 안에 적재되어 있는 트레일러나 자동차나 이런 것들이, 특히나 무거운 것들이 한 쪽 배에...
◆ 임긍수> 원심력에 의해서 밖으로 튀어 나가죠. 밖으로 튀어 나가면서 그 기운 쪽으로 튀어나가기 때문에 경사도를 더 심하게 만듭니다.
◇ 정관용> 그러면서 쾅 소리가 났을 것이고 더 기울어지면서 물이 차오르기 시작을 했다.
◆ 임긍수>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래요. 뭐 암초 얘기도 나오고 있고. 지금 말씀하신 이른바 외방경사, 이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추정인 상태겠죠.
◆ 임긍수> 그렇습니다. 그런데 암초 말씀을 더 드리자면 제가 그 뉴스에 나오는 화면을 쭉 지켜봤는데. 선조가 모두 깨끗해요. 암초에 걸리면 어느 한쪽이 덴트가 되든지, 크랙이 생기든지, 스크래치가 생기든지. 무슨 형상이 나타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배 바닥에 구멍이 뚫리거나 긁힌 자국이 있거나 해야 된다는 거죠?
◆ 임긍수>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국이 전혀 없었고, 배 밑이 깨끗했거든요. 그다음에 암초로 찍혀나갔으면 프로펠러 같은 경우도 상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때 스쳐가는 화면에서 프로펠러도 깨끗하게 보였거든요. 그래서 암초는 안 건드릴 걸로 보고. 첫째 이유가 그거고요. 두 번째는 암초를 건드리면 배가 튀어나갑니다. 각도가 확 틀어지고요. 그래서 그 튀어나가는 충격을 승객들이 다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쉽게 얘기하면 버스에 사람이 만원이 됐는데 버스기사가 사람을 한쪽으로 몰려면 브레이크를 확 밟거나 휙 잡아서 양쪽으로 흔들어서 사람을 어느 쪽으로 쏠리게 만들지 않습니까? 그런 경험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 현상을 거기 타고 있는 승객들이 느끼게 돼요. 그런데 그런 보고된 게 없죠.
◇ 정관용> 그런 증언이 아직은 없다.
◆ 임긍수> 네. 두 번째 원인으로 그걸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배 바닥 아까 말씀하셨는데, 그건 이제 물 위에 떠올라 있던 부분만 화면에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물속에 잠겨 있던 부분이 암초에 걸려서 그쪽이 찢겨져서 거기로 물이 들어갔을 가능성, 이런 건 별로 없습니까?
◆ 임긍수> 네. 그건 지금 거의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지금까지는 계속 여러 가능성이 나오지만 암초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는데. 이른바 외방경사 가능성을 지금 임 교수님께서는 강하게 주장을 하시네요?
◆ 임긍수> 네. 그쪽 지역에서 암초에 걸렸다고 하면 섬에 가까이 다가가서 섬을 스쳤을 가능성이 더 큰데. 그렇게까지 갔으면 승객들이 금방 알아봤죠.
◇ 정관용> 혹시 말이죠. 그 배의 내부나 외부에서 어떤 폭발이 있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 임긍수> 글쎄요. 그것도 배제할 수는 없는데. 폭발이 심하게 일어났다고 해도 선체 외판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물이 들어올 정도가 되는 쪽에 있는 하부에 있는 외판에 사용된 철판들은 그렇게 폭발해서 쉽게 깨지거나 그렇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쪽으로 물이 들어왔다면 이미 타고 있는 승객들이 다 알았을 겁니다. 물이 들어오는 사실을.
◇ 정관용> 폭발과 물이 들어오는 것은 다 알았겠죠.
◆ 임긍수> 네. 폭발했으면 꽝 소리가 엄청나게 컸을 거고. 그 선체 외판이 깨질 정도로 폭발을 했다면 그 소리가 어마어마했을 거거든요. 그런데 쾅 하는 소리만 났다 하는 정도니까 제가 보기에는 그 쾅 하는 소리가 오히려 컨테이너 같은 게 짐이 넘어지면서 외벽하고 부딪치는 소리였지 않나. 그렇게 지금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만약에 임 교수님의 말씀이 맞다면 결국 선박을 운행하던 선장이나 운항사들이 과도하게 배를 선회시키려고 했다, 이런 거네요?
◆ 임긍수> 네. 그런 이유가 자꾸 발생하는 이유가 그날 안개가 오늘 아침에 안개가 꼈는데, 갑자기 어선, 그쪽에 어선들이 많은 지역이거든요. 섬 뒤에서 갑자기 나왔다든지.
◇ 정관용> 피하려다가.
◆ 임긍수> 네. 그래서 뜻하지 않게 돌릴 경우가 있어요. 의도치 않게 아주 급전타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가 되지 않았나, 그런 추측을 해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직은 추정단계입니다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추정치를 말씀해 주신 걸로 듣고. 그런데 이 사고 발생하고 처음 한 30분가량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고 하는 선내 방송이 있었다는 증인이 여러 곳에서 나옵니다. 그건 왜 그랬을까요?
◆ 임긍수> 글쎄요. 그거는 그때 책임을 맡은 선장이 됐든, 선장이 안 하고 부선장이 지금 배를 통제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일단 사고가 나면 상황을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그 시간이 필요했는데 배가 갑자기 쏠려서 넘어지니까 뒤에 대처를 못한 것 같아요.
◇ 정관용> 상황을 지켜보는 상황 동안에는 승객들한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이유가 혹시 승객들이 한 쪽으로 몰리면 더 위급해질까봐, 그런 겁니까?
◆ 임긍수> 아니요. 화물이 쏠렸어도 배가 금방 넘어가지를 않거든요. 어느 시간이, 넘어가는 에너지가 축적되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 시간동안 방송을 했을 것이고. 배가 안 넘어가니까 아마 좀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승객들한테 아래에서 대기해달라, 기다려 달라, 이런 방송이 나간 것 같이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그러고서 배가 급격히 기울고 그러니까 이제는 뭐 구명정, 구명동의를 입을 수 있는 분은 입어라, 이런 방송이 또 나왔다고 하는데요.
◆ 임긍수> 그렇죠. 당연히 그래야죠, 그건.
◇ 정관용> 어떻게 대처해 보려다가 안 되니까 이제는 아주 다급해진 상황이겠군요.
◆ 임긍수>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어쨌든 지금 현재의 상황은 배가 완전히 거꾸로 물속에 처박혀 있는 그 모습 아니겠습니까?
◆ 임긍수> 네.
◇ 정관용> 혹시 배에 남아 있는 분들의 생존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 임긍수> 글쎄요. 제 생각으로는 안타깝지만, 거의 불가능이라고 지금 생각됩니다.
◇ 정관용> 잔존 공기라고 하는 게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