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교수·대학생 아우슈비츠 방문에 '시끌'

이-팔 갈등 고조 시점에 유대인 희생 장소 찾아 비난 쇄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협상이 결렬위기에 놓인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한 대학교수가 학생들을 이끌고 유대인 희생 장소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팔레스타인 알쿠즈대의 무함마드 다자니 교수가 몇 주 전 학생 27명을 데리고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집단수용소를 방문한 일을 두고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이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설치, 서방에서는 통상 전쟁의 비극과 독일의 참회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삼는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에서는 유대인이 스스로를 역사의 희생자로 부각해 이스라엘 건설을 정당화한다고 보기 때문에 아우슈비츠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교수와 학생들의 아우슈비츠 방문이 반역 행위와 마찬가지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다자니 교수의 동료 교수들은 그를 배신자라고 낙인 찍었으며, 알쿠즈 대학은 성명을 내고 자신들과 방문이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방문을 기사화한 팔레스타인 신문 알쿠즈는 욕설 댓글 때문에 온라인 기사를 내려야 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독일정부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여행을 유대인 단체가 지원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다자니 교수는 비판을 예상했다면서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아우슈비츠를 방문하는 것이 흔치않은 일 정도가 아니고 아예 처음 있는 일로 안다"며 "불만이 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해 한시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기회만 있다면 이 같은 일을 다시 할 것이며 숨거나 부인하거나 침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다자니 교수의 아우슈비츠 방문을 보도한 이스라엘 논평가 매슈 칼만은 "다자니 교수는 팔레스타인 독립주의자이지만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으려면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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