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13일(현지시간) 동부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분리주의 시위에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진압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투르치노프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안보·국방위원회가 분리주의 시위대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테러대응작전을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인명 피해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무력을 동원한 테러 행위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리주의 시위대를 향해 14일 아침까지 점거 중인 관청 건물들에서 떠나라고 최후통첩하면서 “무기를 반납하고 점거 중인 관청에서 철수하는 시위 참가자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 지역에서 크림 사태가 재현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르치노프는 이와 함께 중앙정부가 각 지역의 자치권 확대와 지역 주민들에 의한 자치 정부 구성 문제 등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분리주의 시위대와 진압부대간 무력 충돌로 유혈사태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 회부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위기 상황을 유엔 안보리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논의에 회부한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 주민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노선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외무부는 이어 “'마이단'(기존 우크라이나 야권의 정권교체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세력은 자국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제 우크라이나의 내전을 피하는 방안은 오로지 서방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 단체인) 우파진영 무장세력과 다른 불법 무장 부대를 동원한 시위대에 대한 거친 무력 사용 시도를 엄중히 비난한다”며 “시위대 진압을 위해 군대를 사용하도록 한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의 범죄적 명령이 특별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시위사태의 객관적 조사를 위해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로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