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추크주 슬랴반스크에서 친러시아 시위대와 우크라이나 진압 부대 간 무력 충돌로 양측에서 모두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도시인 슬라뱐스크에서 경찰서를 점거한 친러시아 무장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양측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리 측에서는 국가보안군 장교 1명이 숨졌고, 보안국 대테러 센터장을 포함해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한 “분리주의자 진영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수의 사망자가 나왔다”며 “분리주의자들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바코프 장관은 이날 오전 슬라뱐스크 주요 관청을 점거한 무장 시위대에 대한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수백명의 동부지역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시위대는 전날 슬라뱐스크의 경찰서와 보안국 건물, 시청 등을 점거했다. 친러 무장세력은 슬라뱐스크로 통하는 도로에도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 관계자는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진압부대 대원들이 모두 서부 지역에서 차출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헬기를 이용해 진압 부대원들을 수송하고 있다고 친러계 시위대는 주장했다.
슬라뱐스크에 이웃한 북부 도시 크라스니리만과 크라마토르스크 등에서도 분리주의 무장 시위대가 지역 경찰서 건물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주에서 두번째로 큰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시청 건물도 이날 시위대에 장악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네츠크 주정부 청사와 의회 건물은 여전히 시위대가 점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지역의 주요 도시인 루간스크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여전히 지역 보안국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
동부 3개주에서 시작된 분리독립 시위는 중소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분리주의 시위에 러시아가 직접 개입하거나 이를 조장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의 긴장을 해소하고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선 인근에서 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절망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주민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하겠다는 위협이 현실화하면 제네바 4자협상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협력 전망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오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미국-유럽연합(EU)-우크라이나 4자 협상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오는 2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