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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법, 최고은은 예술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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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발생해야 지원, 돈 못버는 사람은 예술가 아니라고

- 인디 밴드, 팀별로 5만원 이하 출연료 받아 법망 지원 못받아
- 예술인 복지법 긴급 복지지원제도 받기 힘들어
-수입, 작품 활동 규정 까다로워 주변에 지원받은 사람 없어
- 예술가들과 머리 맞대고 만들어야 하는데 탁상행정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11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문식 뮤지션 유니온


◇ 정관용> 2011년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사망으로 정부는 예술인의 창작환경 또 복지를 위해 예술인복지법을 만들었죠. 그리고 지난달 말부터는 이거 예술인복지법이 일부 개정됐습니다. 예술인으로 인정받는 기준을 좀 바꿨는데요. 그 후에 예술인들 사이에서 나도 예술인 맞나? 이런 자괴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는데 이게 무슨 이유일까요? 인디밴드 더 문의 보컬이시고요. 지금 뮤지션 유니온의 위원장도 맡고 계신 정문식 씨를 모시고 자세한 속사정 얘기를 좀 듣겠습니다.

(더 문의 노래- 올 오브 마이 라이프)

지금 잠깐 같이 들은 이 노래가 인디밴드 더 문이 부른 올 오브 마이 라이프라고 하는 곡인데요. 이 곡을 부르신 분, 오늘 초대석의 주인공입니다. 또 뮤지션 유니온의 위원장도 맡고 계신 정문식 위원장, 어서 오십시오.

◆ 정문식> 안녕하세요, 정문식입니다.

◇ 정관용> 이 노래를 부르신 분이죠?

◆ 정문식> 네. (웃음)

◇ 정관용> 이게 몇 년에 나온 거예요?

◆ 정문식> 2006년에 나온 앨범입니다.

◇ 정관용> 어이구, 오래 전이군요?

◆ 정문식> 좀 많이 오래됐죠.

◇ 정관용> 그리고 앨범 몇 장 내셨어요?

◆ 정문식> 앨범은 두 장을 냈고요. 한 장은 내려다가 못 내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 (웃음)

◇ 정관용> 2006년에 나온 게 그럼 1집이에요, 2집이에요?

◆ 정문식> 정규 1집입니다.

◇ 정관용> 1집은 언제 냈어요?

◆ 정문식> 그 전에 EP앨범이라고 해서 미니앨범 같은 것들을 하나 냈었고요. 그리고 1집 앨범 내고.

◇ 정관용> 아, 정규앨범으로는 2006년에 낸 딱 그 1장.

◆ 정문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우선 뮤지션 유니온의 위원장으로 소개했기 때문에 뮤지션 유니온? 이게 노동조합이 만들어져 있어요?

◆ 정문식> 네.

◇ 정관용> 언제부터요?

◆ 정문식> 저희가 작년 9월 8일에 창립총회를 가졌고요. 정확히는 2012년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작년 2013년 9월 8일에 정식 창립총회를 가지고 출범을 했고요.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몇 달 안 됐네요.

◆ 정문식> 네.

◇ 정관용> 노동조합인데 어디 고용된 분들이 아니잖아요.

◆ 정문식> 그렇죠. 예술인들의 특수성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다들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고용관계가 증명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노동조합이 성립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노동자의 개념들도 사실은 많이 다양화됐고 그리고 또 전통적인 고용관계 속에서만 꼭 노동자임을 증명해야 할 필요는 없다라는 생각 속에서 그래서 지금 저희들이 주체적인 자기선언으로서의 노동자.

◇ 정관용> 자기선언?

◆ 정문식> 네. 그런 식으로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노동조합은 누구 사측하고 교섭을 해야 할 것 아니에요. 교섭할 당사자가 없잖아요.

◆ 정문식> 교섭대상은 사업자들이 계시죠. 사업자들도 계시고 그리고 또 궁극적으로는 저희들 같은 경우는 정부라든지 지자체라든지.

◇ 정관용> 제도적으로.

◆ 정문식> 법제도적인 부분으로 다 접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오늘 우리가 논의할 예술인복지법 문제가 있으니 좀 바꿔라. 이런 얘기를 할 때 바로 뮤지션 유니온에서 의견수렴을 해서 정리된 의견들을 낸다.

◆ 정문식> 네, 이런 것이라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다시 우리 정문식 위원장 개인으로 돌아와서. 2006년에 음반을 내고 지금까지 아직 음반은 없고. 그럼 그 사이에는 어떻게 살고 계신 겁니까?

◆ 정문식> 주로 저는 레슨이나 강습 같은 것들을 통해서 수입 해결을 하고요.

◇ 정관용> 노래강습?

◆ 정문식> 노래도 하고 이것저것 다방면으로 강습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뭐요? 노래 말고.

◆ 정문식> 일단 서울재즈아카데미라는 곳에서 지금 작곡이라든지 아니면 뮤직 히스토리라든지 이런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고요.

◇ 정관용> 서울재즈아카데미라고 하는 곳은 음악학원이죠?

◆ 정문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거기 학원강사 하시고.

◆ 정문식>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음악활동은?

◆ 정문식> 활동은 주로 홍대 지역에서 클럽공연 위주로 하고 있고요.

◇ 정관용> 클럽공연하고 있고. 꾸준히 하고 계세요? 그건.

◆ 정문식>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씩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 홍대 클럽공연 같은 거 하면 돈 받아요?

◆ 정문식> 받죠. 거의 대부분 받는데요. 액수가 미미하죠.

◇ 정관용> 얼마 받는데요?

◆ 정문식> (웃음) 밝히기 좀 민망한데요. 소수의 유명한 팀들은 많이 받는 편이고요. 그 외에 나머지들은 여러분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상당히 소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 정관용> 더 문은 그렇게 유명한.

◆ 정문식> 제가 요즘은 더 문 활동보다는 솔로 프로젝트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면 관객 수에 따라서 분배를 하게 되거든요. 나누게 되는데 보통 공연팀들이 네 팀에서 다섯 팀 정도 되거나 하면 팀별로 한 5만원 이하의 출연료를 거의 받는 게 현실적이에요.

◇ 정관용> 5만원 이하.

◆ 정문식> 네.

◇ 정관용> 정문식 씨도?

◆ 정문식> 저도 그렇죠.

◇ 정관용> (웃음) 주된 수입원은 학원 강사이시고.

◆ 정문식> 그렇죠.

◇ 정관용> 음악학원에서 하고 있고. 바로 이런 예술인들, 작곡활동 그래도 꾸준히 계속하죠?

◆ 정문식> 네, 그런 것도 하고요.

◇ 정관용> 이런 예술인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게 예술인복지법 아니겠어요?

◆ 정문식> 그렇습니다.

◇ 정관용> 예술인복지법에서는 어떤어떤 혜택들을 주도록 만들어져 있습니까? 예술인들한테.

◆ 정문식> 일단 복지사업들이 있고요. 그다음에 예술인들의 활동지원이라든지 아니면 최근에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게 예술인 긴급복지지원제도라는 게 있는데요. 그것은 최저생계비 이하의 수익을 올리는 예술인들에게 월 1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긴급복지 자금으로 지원해 주는 시스템을 올해부터 시작을 하셨어요.

◇ 정관용> 월 100만원을 몇 개월 동안 줘요?

◆ 정문식> 그게 연령과 경력에 따라서 3개월에서 한 8개월까지인가 그렇게 나뉘어져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 정관용> 예술활동으로 조금씩 수입을 얻다가 갑자기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식으로 수입이 줄어들었을 때 최장 8개월 정도 도와준다?

◆ 정문식> 그렇죠.

◇ 정관용> 그거 좋네요.

◆ 정문식>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게 금년부터 시작된 거다 이거죠?

◆ 정문식> 네.

◇ 정관용> 또 그리고?

◆ 정문식> 그리고 예술인 바우처 제도라든지.

◇ 정관용> 바우처 제도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 정문식> 그건 예술인들에게 교육활동이나 활동들을 할 때지원을 해 주는 제도로 알고 있고요. 금액적인 지원 같은 것들을 해 주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교육지원사업 같은 것도 있고요.

◇ 정관용> 교육지원은 또 뭐예요?

◆ 정문식> 예술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교육을 하고 받고 하는.

◇ 정관용> 어디 가서 배우고 싶을 때.

◆ 정문식> 그렇죠. 그런 것들을 예술인들이 스스로 조직을 하는 거죠. 그래서 그런 교육활동들에 대한 지원도 있고요.

◇ 정관용> 그래요. 이게 2011년에 최고은 씨 목숨 잃은 후에 이른바 최고은법이라고 해서 만들어졌잖아요.

◆ 정문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예를 들면 긴급복지 최저생계비 준다든지 이런 것들은 다 금년부터 시행되는 거예요?

◆ 정문식> 작년까지도 사업들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올해 가장 두드러지고 있는 사업이 긴급복지지원사업이라고 저는 알고 있고요.

◇ 정관용> 작년까지의 사업은 그렇게.

◆ 정문식> 작년까지는 지원의 한계도 좀 있었고요.

◇ 정관용> 눈에 띄는 게 없었던 모양이네요.

◆ 정문식>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죠.

◇ 정관용>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 정문식> 거의 본격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정문식 씨는 이 법에 의한 지원이나 혜택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 정문식> 저는 없습니다.

◇ 정관용> 한 번도 없다?

◆ 정문식> 네.

◇ 정관용> 주변에 이런 걸 받으신 분들이 있었어요?

◆ 정문식> 제 주변에는 없었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금년부터 본격화됐다, 이 말이네요.

◆ 정문식> 네.

◇ 정관용> 좋아요. 그런데 3월 31일날 이 법이 일부 개정돼서 예술인으로 인정, 우선 예술인으로 인정받아야 이런 지원을 받을 거 아니에요?

◆ 정문식>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인정받는 그런 기준을 좀 바꿨다는데 바꾼 다음에 많은 예술인들이 내가 예술인 맞나, 이런다고 그래요. 정문식 씨는 그 바뀐 기준에 의하면 예술인입니까, 아닙니까?

◆ 정문식> (웃음)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닌 것 같다는 것은 또 뭐예요?

◆ 정문식> 그러니까 제가 신청을 직접 예술인 활동증명시스템에 들어가서 신청을 해 봤거든요. 했는데.

◇ 정관용> 그럼 그 신청한 과정을 한번 얘기해 봐요.

◆ 정문식> 했는데 제가 그 과정 속에서 되게 의아한 걸 되게 많이 느꼈습니다.

◇ 정관용> 첫번째, 뭐가.

◆ 정문식> 첫번째는 지금 사실 보면 사실 장르 구분이라는 것이 좀 다원화되어 있는 장르, 다원장르예술가들이 꽤 많이 있거든요. 문학과 미술과 음악을 넘나드는 그러한 다장르 예술가들도 있고요. 그런데 일단 그 장르 선택을 딱 하나만 하게 돼 있습니다. 활동증명시스템에서, 경력증명시스템에서.

◇ 정관용> 그럼 정문식 씨는.

◆ 정문식> 저는 음악이니까 일단 음악을 선택했는데 제 주변의 다른 젊은 예술가들 중에서는 다원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거든요.

◇ 정관용> 다원활동 하는 사람은 그중에 제일 주로 하는 것 골라라, 이런 거 아닐까요?

◆ 정문식> 그런 건데 그게 되게, 그래서 골라서 활동증명을 나중에 신청을 하면 그 안에서도 문제가 생기는 거죠. 세부 활동에 있어서 봤을 때 저 같은 경우는 음악을 선택하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갔는데 또 세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시스템에서.

◇ 정관용> 뭐를요?

◆ 정문식> 창작이냐, 실연이냐 아니면 기획이냐.

◇ 정관용> 창작, 실연, 기획.

◆ 정문식> 그런데 저는 창작도 하고 실연도 하고 기획도 다 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 정관용> 이건 정말 문제네요? 싱어송라이터들은 다 창작과 실연을 하는 사람 아닙니까?

◆ 정문식> 그렇습니다. 거기서는 공연기획도 하고요.

◇ 정관용> 그런데 이 셋 중에 꼭 하나만 골라라?

◆ 정문식> 하나만 골라라고 이렇게 되어 있죠.

◇ 정관용> 그래요? 뭘 고르셨어요?

◆ 정문식> 저는 어쩔 수 없이 창작을 골랐거든요. 골랐는데 왜냐하면 제가 저작권협회 회원이니까. 저작권협회 회원이니까.

◇ 정관용> 작곡한 곡이 있으니까 등록이 되어 있겠죠.

◆ 정문식> 그래서 일단은 창작으로 제가 하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갔을 때 어떤 거냐면 활동 예술인 증명을 하는 거에 있어서 세 가지 정도의, 어떤 그중의 하나가 되면 되거든요. 예술활동 증명을 하거나.

◇ 정관용> 그동안 활동한 것을 뭔가 보여줘라.

◆ 정문식> 보여주거나 아니면 수입증명을 하거나 그다음에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면 예술인복지재단의 자체심의위원회에 신청을 하시라는 게 있습니다.

◇ 정관용> 좋아요. 그런데 실적이 있잖아요, 본인이.

◆ 정문식> 저는 최근에 법이 개정된 바에 의하면 음악장르 같은 경우는 최근 3년 이내에 새로운 작품을 공표하여야만 예술인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거든요, 활동증명에 있어서.

◇ 정관용> 지난 3년간 작곡한 노래가 하나도 없어요?

◆ 정문식> 작곡한 노래는 있지만 제가 음반으로 발표는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 정관용> 음반 같은 거.

◆ 정문식> 그러니까 음반을 발표를 하거나.

◇ 정관용> 남에게 곡을 주어서 그 사람이 음반 낸 것도 없어요?

◆ 정문식> 그게 마지막에 2009년이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정문식> 그러니까 그 상황에서, 사실 예전에 저는 이미 저작권협회 등록되어 있고 지금도 제가 저작권협회 회원인 상황에서 창작이라는 것이 사실은 따지고 보면 어떤 때에 맞춰서 창작이 되는 게 사실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 음반을 발표하고 하는 것들이 꼭 기간에 맞춰야 한다.

◇ 정관용> 그러니까 3년 이내라고 하는 게 좀 불합리하더라.

◆ 정문식> 그렇죠.

◇ 정관용> 사실 따지고 보면 영화 시나리오 같은 거 하시는 분들, 우리 최고은 씨가 시나리오 작가였잖아요.

◆ 정문식> 네.

◇ 정관용> 영화 한 편 만드는 데 5, 6년 걸리는 거는 부지기수이고 시나리오가 채택돼서 영화를 만들다가 중간에 엎어진 경우도 많잖아요.

◆ 정문식> 엄청나게 많죠.

◇ 정관용> 그런 사람들은 실적 인정 못 받겠군요.

◆ 정문식> 그렇죠.

◇ 정관용> 정작 최고은 씨 인정 못 받겠는데요, 이거.

◆ 정문식> 그렇죠. 최고은 씨 인정 못 받을 수도 있어요.

◇ 정관용> 예술인 아니네요, 최고은 씨. 그다음, 수입은?

◆ 정문식> 수입은 120만원, 그러니까 연 12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 된다고, 그러니까 예술활동을 통해서 연 120만원 이상의 소득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일단 저작권료가 그만큼 나오지 않고요. 일단은 그다음에.

◇ 정관용> 밴드 공연 해 봤자 5만원도 못 받으니까.

◆ 정문식> 그걸 또, 사실 5만원을 갖고는 수입증명을 하려고 그러면 여러 가지 세무나 아니면 이런 것들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보통 홍대 지역에 있는 클럽공연 같은 것들을 하면서 소득세 떼고 이렇게.

◇ 정관용> 그렇게 해 주는 클럽도 없죠? 사실.

◆ 정문식> 없죠. 그러니까 그것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 정관용> 그러면 심의위원회에 신청을 하면요.

◆ 정문식> 심의위원회에 신청을 해 본 친구들, 심의위원회에 신청을 안 하더라도 활동증명을 가지고 신청을 하더라도 대개 답변들이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이 돌아오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게 되게 까다로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도 활동증명을.

◇ 정관용> 심의위원회 신청은 아직 안 해 보셨구나.

◆ 정문식> 네, 안 했는데.

◇ 정관용> 그런데 주변에 해 본 사람 있어요?

◆ 정문식> 심의위원회 신청보다는 활동증명 신청을 한 친구들이 많죠. 활동증명 신청을 하게 되면 거기서 원하는 서류들을 다 모아서 취합을 해서 제출을 하더라도 다시 반려돼서 돌아오는 경우가 대개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럼 지금 예술인복지법에 의해서 신청 지금 안 하시고 계시겠네? 정문식 씨는.

◆ 정문식> 그렇죠. 그래서 대부분 어떤 거냐면.

◇ 정관용> 뮤지션 유니온의 위원장조차 안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다른 조합원들이 다 하도록 독려를 하셔야 할 분이.

◆ 정문식> 저는 독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실적으로 해 봤을 때 상당히 현실적인 한계를 많이 느낀 거죠.

◇ 정관용> 안 될 것 같아서 아예 안 하고 계시다?

◆ 정문식> 그런데 저도 한번 해 볼 생각은, 계획은 갖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그런데 좀 일찍 했으면 저도 등록이 됐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좀 그런 아쉬움이 있기는 하죠.

◇ 정관용> 일찍이라는 거는 3월 30일 이전에.

◆ 정문식> 30일 이전에 했으면 됐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죠.

◇ 정관용> 그나저나 정부에서 3월 31일날 법을 바꾼 이유는.

◆ 정문식> 아무래도 재원이 한계가 있다 보니까 지금 예술인활동증명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이 폭주가 되어서 지금 서버가 다운되고 이런 사태가 벌어졌거든요. 왜냐하면 긴급복지지원시스템이.

◇ 정관용> 시작한다고 하니까.

◆ 정문식> 하니까 예술인 자격증명을 너도나도 갑자기 신청을 많이 해 버리는 거죠.

◇ 정관용> 그렇겠죠.

◆ 정문식> 그리고 그 수요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을 못했던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들거든요.

◇ 정관용> 정부가 예술인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일반인도 포함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조금 엄격하게 바꾸었다, 이렇게 설명을 하는데 그것도 사실 필요한 것 아니에요? 그냥 취미생활로 가끔 예술활동 10년 전에 한번 했던 것 가지고 그냥 신청해서 긴급지원 받고 이러면 좀 형평성에 문제가 있잖아요.

◆ 정문식> 그런데 예술인복지라든지 아니면 복지재단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복지법이나 복지재단이 설립되게 된 취지를 생각을 해 보면 어떻게 보면 가장 아래쪽에 있는 그러니까 예술인들 중에서도 가장 어떻게 보면 수입도 적고 경력도 얼마 안 되는 분들을 위해서 복지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지 그것이 진정한 복지제도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신진예술가들이 더 많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 신진예술가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예술활동만으로 수입을 다 해결할 수는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이게 전업이나 비전업이냐의 문제로 지금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전업, 비전업의 경계로 지금 나눈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전업, 비전업의 경계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시대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는 경계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다시 말하면 여기서 요구한 대로 최근 3년 이내에 뭔가 분명한 작품활동을 증명할 수 있고, 한 달에 10만원 이상의 예술활동 수입이 있는 사람은 예술가 중에 그나마 나은 경우예요?

◆ 정문식> 그나마 낫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그래요?

◆ 정문식> 네.

◇ 정관용> 그러니까 결국 이건 나은 사람만 도와주겠다, 이거네요.

◆ 정문식> 제가 생각할 때는 조금 그런 느낌이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제가 조금 아까 언급한 것처럼 한 10년 전에 취미활동 비슷하게 하나 해놓고 그거는 인정받는 건 막아야 하잖아요.

◆ 정문식>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생각해 보면 예술인복지라는 것 자체나 아니면 예술가들에 대한 개념 자체를 다시 설정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예술인이라는 존재나 예술가라는 존재는 사실은 되게 비전형적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고 사회의 기존의 잣대에 의해서 평가할 수 없는 그런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 예술가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이 예술인복지나 아니면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제도나 이런 시스템들이 저는 좀더 포괄적이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면 너무 대상자가 많아지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이른바 도덕적 해이, 이런 게 생기지 않을까요?

◆ 정문식> 이렇게 자꾸 어떻게 보면 배제의 논리로 시스템을 가져가다 보면 또 다른 사각지대가 생긴다고 저는 보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런 도덕적 해이나 혹은 이런 자격증명에 있어서의 어떤 결점이나 그런 부분들은 다른 방식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지금처럼 아주 3년, 5년, 특히 만화 장르 같은 경우는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라는 단서조항이 있습니다.

◇ 정관용> 만화로 수익이 발생한 만화가만.

◆ 정문식> 그것 또한 되게 상당히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그러네요. 만화가 중에 돈 한 푼 못 버는 사람을 저도 주변에서 많이 봤는데.

◆ 정문식> 그것은 과연 그러면 어떤 예술인이라고 생각, 어떤 분들을 예술가로 볼 것이냐 하는 정의부터 다시 시작이 되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정부는 그렇게 생각한 거예요. 적어도 전업적으로 예술을 하고 있는, 다른 일 안 하시는 분. 이분들 우선 돕겠다, 이거잖아요.

◆ 정문식> 그것이 전업예술가라는 어떤 상이라는 것이 저는 예전에 정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전업예술가의 상이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최고은 씨나 아니면 예전에 있었던 그런 분들이 그렇게 어떻게 보면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것들 또한 그런 고고한 예술가, 생계 같은 것들과 전혀 동떨어져 있는.

◇ 정관용> 생각 안 하고 그냥.

◆ 정문식> 생각 안 하고 그냥 오로지 창작에 몰두해야만 예술가라고 하는 그런 개념들, 그런 것들이 오히려 그런 비극적인 상황을 낳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정관용>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사실 다 아르바이트 하죠?

◆ 정문식>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아르바이트 수입은 신고가 안 되는 것도 또 많잖아요.

◆ 정문식> 그건 그냥 특수한 어떤 자영업, 특수자영업, 특수사업자 혹은 아르바이트 노동, 그런 식으로 넘어가는 거죠.

◇ 정관용> 정부의 고충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솔직히.

◆ 정문식> 저도 그 부분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예술인들이 진짜 피부로 느끼는 것이 이 기준에 제대로 반영이 됐는지 이건 뜯어봐야 되겠군요.

◆ 정문식>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정문식 씨한테 한번 새로 기준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만들 자신 있어요?

◆ 정문식> 저는 이제.

◇ 정관용> 아주 꼼꼼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 정문식> 저는 일단 뮤지션유니온에 조합원 기준이 있고요. 조합원 기준들이 되게 포괄적입니다.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포괄적이고. 대신에 그러한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그런 것들이 좀 섬세하게 구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정관용> 바로 그게 아주 섬세하게 해야 되거든요.

◆ 정문식> 그런데 이 예술인복지재단이나 복지법 개정안을 보면 그냥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에 의거한 기준을 해 놨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 정관용> 결국 정문식 씨의 주장은 예술인으로 인정하는 대상자가 되느냐 마느냐는 포괄적으로 하되 그 안에서 실제로 긴급복지의 대상이 되느냐 마느냐는 조금 촘촘하게 설계를 해 보자?

◆ 정문식> 네, 더 세심하게 설계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이거 기준 만들 때 정부랑 예술인들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같이 좀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안 한 모양이군요.

◆ 정문식> 한다고 하셨는데 부족했던 거죠.

◇ 정관용> 그런 걸 바로 또 탁상행정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 정문식> 네.

◇ 정관용> 말씀 들으니까 몇 가지는 정말 제가 봐도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군요. 좋은 문제제기를 들었습니다. 인디밴드 더 문의 보컬, 또 뮤지션 유니온의 위원장 정문식 씨 함께 만났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정문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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