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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고 박찬호라고 아냐?" "뭐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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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호의 작전타임] ① 박찬호와 'CBS'

[글 싣는 순서]

① 박찬호와 'CBS'
② 박찬호의 운명적 만남, '한양대'
③ 박찬호의 '그 시작과 끝'

 

1991년 4월 청주야구장.

청주CBS가 충청 야구의 발전을 위해 창설한 제1회 대청기야구대회 준결승전.

CBS 본사는 지역대회이긴하지만 CBS 지역국이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기자와 함께 전국 중계를 위한 중계팀을 파견한다.

프로야구를 중계하던 중계팀은 사실 고교야구, 특히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못했던 공주고에 대해선 잘 알지못했다.

1회초 공주고 공격. 4번타자가 2루타를 치며 첫 타점을 뽑는다. 발도 빠르다. 포지션을 봤더니 투수다.

1회말 그 선수가 첫 투구를 했을 때, 중계석에 앉아있던 기자와 중계해설을 하던 신현철 해설위원(전 KBO 규칙위원장)은 자신도 모르게 서로 상대 눈을 쳐다 본다.

공이 엄청 빨랐다. 물론 스피드 건은 없었지만, 매일같이 취재나 중계를 위해 현장에서 보던 프로야구 투수들 보다 더 빨라보였다.

배문고 감독을 거치는 등 오랫동안 선수들을 지켜봤던 신현철 해설위원도 흥분을 감추지못했다.

다시 명단을 확인하니 '박찬호'라는 이름이었다.

공주고는 90년 청룡기 결승에서 경남고에 패해 준우승에 거둔 적이 있지만 당시 공주고의 선발투수는 신재응이었고 그 전까지 박찬호의 전국대회 성적은 변변치않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박찬호의 부인 박리혜의 '리혜의 메이저 밥상' 출판 기자회견 당시

 

◈언론의 눈에 띄다

경기가 끝난 뒤, 당시 야구전문지인 '주간야구'에서 '아마야구'를 담당하던 이태일 기자(현 NC 다이노스구단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공주고 박찬호라고 아냐?"

"뭐 약간…"

"내일 청주CBS 주최 대청기 결승이고 선발 예정이다. 출장비 내가 줄테니 내려와라"

청주로 내려 온 이 기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에서 공주고는 박찬호의 투·타에 걸친 맹활약으로 청주고를 꺾고 우승하고 박찬호는 대회 MVP를 차지한다.

이후 박찬호에 매료된 이태일 기자는, 국제대회 후 서울에 올 때 자기 집에서 재우는 등 인연을 이어간다. 이후 박찬호의 메이저리그행까진 많은 이들이 힘을 함께하지만 그 첫 인연은 이태일 기자와의 만남이었다.

이태일 기자는 박찬호의 LA다저스 진출 때, 함께 다저스의 인턴십으로 미국으로 떠난다. 박찬호의 하와이 결혼식 때는 국내 기자 중 유일하게 초대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유소년야구 지원을 위해 대전시를 찾은 박찬호

 

◈ 팔꿈치 뼈가…선수생활 오래 못해

대청기 결승 후 공주고 감독을 찾아 박찬호에 대해 물어 본 기자는 뜻밖의 말을 듣는다.

"볼도 빠르고 타격도 좋고 육상 선수를 해 발도 빠른데, 팔꿈치에 이상이…쯥~"

팔꿈치에 조각 뼈가 굴러다녀 선수 생활을 오래 못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스포츠의학 수술이 발달한 지금은 문제가 되지않지만 당시로서는 투수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는 결함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청기 MVP 수상 이후 91년 박찬호는 화랑기 감투상, 봉황대기 광주일고전 완봉승 등으로 드디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 해 국제청소년대회, 굿윌청소년세계야구대회에도 청소년대표로 뽑혀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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