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츄~’. 뽀뽀 하나만으로도 남자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힘은 순수함이다. 에이핑크는 가요계에 섹시 광풍이 몰아친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청정구역’이다.
“에이핑크만큼은 제발 섹시 콘셉트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팬들 반응을 보면 이들만의 영역이 공고함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멤버들은 “한 우물을 파니 물이 고였다”며 웃었다.
“팬들이 보수적이에요. 의상이 조금만 짧아져도 회사로 항의 전화가 와요. 스타일리스트 언니에게 왜 그랬냐고 하기도 하고 팬클럽에서 나간다고 팩스가 온 적도 있어요(웃음) 이번에 빨간 립스틱도 섹시가 아니라 펑키한 느낌을 주려고 한 거니 오해마세요”
에이핑크는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발랐다. 타이틀곡 ‘미스터 츄’(Mr. Chu)는 한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첫 입맞춤의 두근거림을 담았고 가사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츄’는 입맞춤을 표현한 의성어다. 에이핑크의 빨간 립스틱은 그래서 오히려 더 순수하다.
“‘츄’는 은근한 신호를 보낸다는 의미도 있고, 어감이 애기들끼리 뽀뽀하는 것 같기도 하고, 풋풋하면서 설레는 그런 느낌”이라는 멤버들의 설명처럼 말이다.
에이핑크는 음악부터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노래는 물론이고, 의상과 안무까지 뭐 하나 자극적인 게 없다. 좀 더 발랄해졌을 뿐이다.
“‘노노노’ 때는 정적인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었어요. 무대에서는 발랄했지만 앨범 자체가 클래식하고 정적이었거든요. 이번엔 좀 색감을 많이 썼어요. 메이크업도 빨갛게 포인트를 줬어요. 뮤비도 핫핑크, 파랑 등 색감이 진해졌고요. 무대에서도 더 밝아졌어요”
순수, 청순을 메인 콘셉트로 하고 있기에 변화의 폭이 클 수 없지만 에이핑크는 조금씩 색감을 달리 하며 본인들만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4년차가 됐지만 ‘노노노’로 활동하면서 이제야 에이핑크를 아시는 분들이 많아졌고 우리만의 색깔을 더 보여주자는 생각이에요. 그 안에서 조금씩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요. ‘에이핑크만은 제발’이란 팬들 말을 들으면 기분 좋아요. 우리 색깔을 좋아해주신다는 거니까요”
에이핑크의 순수가 통했다는 건 수치로 봐도 알 수 있다. 4월19일 데뷔 3주년을 맞는 에이핑크는 이날 2기 팬미팅을 개최한다. 팬 수는 1기의 2배로 늘었다.
순수도 순수지만 시선을 넓혀 이번 미니앨범 ‘핑크 블라썸’(Pink Blossom)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시도도 눈에 띈다.
핑거스타일 어쿠스틱 기타와 로즈 피아노가 어우러진 ‘선데이 먼데이’(Sunday Monday), 에이핑크 보컬의 힘이 좀 더 느껴지는 ‘크리스탈’(Crystal), 미디움템포의 알앤비 ‘소 롱’(So Long) 등이 수록됐다. 멤버 박초롱은 ‘사랑동화’, ‘소 롱’ 2곡을 직접 작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