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적극적으로 다가가 남자를 유혹하고야 마는 걸그룹들의 노래 사이에서 뽀뽀 하나만으로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룹이 있다. 에이핑크다.
에이핑크가 31일 새 미니앨범 ‘핑크 블라썸’(Pink Blossom)을 공개했다. 타이틀곡은 ‘미스터 츄’(Mr. Chu)로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첫 입맞춤의 두근거림을 담았다. 가사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추’는 입맞춤을 표현한 의성어다.
에이핑크는 이번에더 음악부터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몰라요’만을 외치던 이들이 조금은 과감하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노래는 물론이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그녀들의 의상과 안무까지 뭐 하나 자극적인 게 없다.
그런데도 반응은 뜨겁다.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차트 2위(오후 5시 기준)를 기록하고 있고, 음원 공개 직후부터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있다.
팬들의 반응은 더 재미있다. “에이핑크만큼은 제발 섹시 콘셉트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가요계가 섹시 콘셉트에 열광하고 있지만 에이핑크만은 ‘청정구역’인 셈이다. 실제로 에이핑크의 의상이 조금만 짧아져도 소속사로 항의전화가 올 정도다.
이는 에이핑크가 자신들만의 색깔을 고집해오며 서서히 정체성을 각인시킨 결과다.
그렇다고 계속 한 자리에 머물러있는 건 아니다. ‘순수’, ‘청순’이 메인 콘셉트인 상황에서 큰 변화를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에이핑크는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 에이핑크의 모습이 다소 정적이었다면 이번엔 좀 더 밝고 발랄해졌다. 뮤직비디오에서 에이핑크 멤버들은 입술에 포인트를 준 메이크업을 했고, 전체적인 색감이 짙어졌다.
또 시선을 넓혀 앨범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핑거스타일 어쿠스틱 기타와 로즈 피아노가 어우러진 ‘선데이 먼데이’(Sunday Monday), 에이핑크 보컬의 힘이 좀 더 느껴지는 ‘크리스탈’(Crystal), 미디움템포의 알앤비 ‘소 롱’(So Long) 등이 수록됐다. 멤버 박초롱은 ‘사랑동화’, ‘소 롱’ 2곡을 직접 작사했다.
본연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더해가고 있는 에이핑크. 자극적인 퍼포먼스와 노출이 당연시 된 걸그룹들 사이에서 청순한 의상에 키스 손동작을 하는 것만으로 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유일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