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네요' 5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와 시즌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 불운과 수비 불안이 겹치면서 불명예스러운 개인 기록이 양산됐다.
류현진은 5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시즌 홈 개막전에서 2이닝 동안 8피안타 8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삼진은 2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3개를 내줬다. 0-8로 뒤진 3회 마운드를 호세 도밍게스에게 넘겼다.
지난해 미국 진출 이후 최소 이닝이다. 3회 이전 강판은 처음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30번 선발 등판해서 대부분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유일하게 5회 이전에 물러난 것은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이던 9월30일 콜로라도와 경기였다. 그나마도 포스트시즌 대비해 4이닝 8피안타 2실점한 뒤 내려왔다.
1경기 개인 최다 실점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볼티모어(6이닝)와 애리조나(5이닝) 원정 때의 5실점이었다. 1회 허용한 타자 일순도 빅리그 진출 후 처음이다.
결국 다저스가 4-8로 지면서 류현진은 시즌 첫 패배(1승)를 안았다. 12이닝 무실점이 깨지면서 평균자책점(ERA)도 0에서 3.86으로 치솟았다.
▲수비 난조-빗맞은 안타에 눈물1회 징크스에 수비 난조, 불운까지 겹쳤다. 1회 류현진은 첫 두 타자를 쉽게 처리했다. 앙헬 파간을 시속 127km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낸 뒤 '천적' 헌터 펜스도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하지만 파블로 산도발을 풀 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악몽이 시작됐다. 이후 버스터 포지에게 초구에 왼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 마이클 모이어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날 첫 출전한 중견수 맷 켐프의 포구 실책까지 나와 모이어가 2루까지 진루해 브랜든 벨트의 빗맞은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브랜든 힉스의 타구였다. 류현진은 힉스에게 1루수 뒤쪽 뜬공을 유도해내며 1회를 마무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와 우익수 안드레 이디어가 모두 포구를 미루며 2루타로 둔갑했다. 발빠른 2루수 디 고든이 움직이지 않은 것도 아쉬웠다. 기록상 2루타였지만 어이없는 실책성 수비였다.
류현진은 호아킨 아리아스 고의 4구로 걸러 1루를 채웠다. 그러나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라이언 보겔송의 타구도 빗맞으면서 유격수 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타가 됐다. 맥이 풀린 류현진은 파간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펜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산도발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길고 긴 이닝을 마쳤다.
2회도 불운은 이어졌다. 선두 타자 포지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는 듯했지만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어렵지 않은 원 바운드 공을 처리하지 못한 곤잘레스의 수비도 아쉬웠다. 결국 류현진은 2사 후 힉스에게 중월 2루타, 아리아스에게 좌전 적사타로 2점을 더 내줬다.
다저스는 곤잘레스가 시즌 1호 홈런, 켐프도 첫 적시타를 때렸지만 속죄하기에는 크게 모자랐다. 4-8로 지면서 4승2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지구 선두를 라이벌 샌프란시스코(4승1패)에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