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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민간인 월북 발표 불구,의문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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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10-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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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접근 쉬운 군인일 가능성 배제 못해, 軍 "해당 부대 이탈자 없다" 부인

사진제공 장동민 프리랜서 작가

 


26일 새벽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지역에서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생하자 구구한 추측과 가설이 잇따랐다.


사건 초기 가장 유력시된 북한 무장간첩의 침투설을 비롯해 남한 인사나 남파간첩의 월북설,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떠보기 위한 북한군의 제한된 도발, 남한 내부 불만세력의 소행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군 당국 하룻만에 서둘러 결론

결과적으로 군 당국은 이날 이 가운데 가능성이 가장 낮아 보이는 ''남한 민간인의 월북''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이번 사건에 쏠린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속히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되지만, 하루도 지나기 전에 서둘러 결론을 내린 배경과 함께 군의 발표내용에 대한 의문점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황중선(육군준장. 육사32기) 합참 작전처장은 이날 오후 6시 브리핑을 통해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신원불상의 월북자 1명의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황 처장은 그 판단 근거로 ▲철책 절단면의 각도로 볼 때 누군가 철책 남쪽지역에서 절단한 것으로 보이고 ▲원상복구 상태도 정교하지 않으며 ▲운동화 자국과 손자국이 북쪽으로 나있는 것 등을 들었다.

또 철책 절단 형태가 전형적인 간첩 침투전술에서 나타나는 ''ㄴ''자나 ''ㄷ''자가 아닌 사각형의 ''ㅁ''자를 보이는 것도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정황상 신원불상의 월북자 1명의 소행으로 판단"

그러나 전방지역 근무경험을 가진 일반인은 물론 군 관계자들조차 ''일반인 소행'' 가능성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민간인이 민통선까지 들어오는 것은 어쩌다 가능한 일이라 쳐도, 군인들만 통행이 가능한 군사보호구역까지 접근하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무리 이 지역 지형지물에 밝은 민간인이라 해도 철통같은 군의 감시망을 피해 3중 철책망을 뚫은 뒤 사방이 지뢰밭인 비무장지대(DMZ) 남북 4km 구간을 헤쳐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철책 절단 사건이 발생한 시점을 전후해 이 일대 DMZ에서는 지뢰 등의 폭발사고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욱 납득하기 힘든 것은 실제로 북한으로 가기를 원하는 민간인이라면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월북 등 보다 손쉬운 방법을 버리고 왜 굳이 위험천만한 모험을 택했겠는가 하는 의문이다.

물론 국내에서 중대 범죄를 저지르는 등 피치못할 사정으로 긴급 도피 중인 민간인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밀항이나 은신 등 다른 수단에 비해 휴전선 돌파는 무모하리만큼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그 ''범행의도''에 대한 설득력이 높지않다.

황 작전처장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합동신문조의 조사내용을 아직 보지 못했다", "세부 분석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는 답변 외에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민간인이라면 왜 굳이 위험천만한 모험을 택했겠가 의문

군 당국의 조사결과가 석연치 않은 면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또 다시 북한간첩의 침투설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 역시 타당성이 많지 않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특수훈련을 받은 북한공작원의 경우 절단기를 철책 안쪽으로 밀어넣어 실제 침투방향과는 반대로 절단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발을 거꾸로 신어 반대의 족흔을 남기는 것은 일반적인 수법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DMZ에 설치된 철책선의 철망은 비교적 촘촘히 짜여져 절단기를 밀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절단기를 반대로 사용하고 신발까지 거꾸로 신을 만큼 치밀한 공작원이 철책 절단 흔적은 왜 철저히 은폐하지 않고 허술하게 방치했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군 당국이 확보한 철책 절단 형태 등의 ''물증''으로만 볼 때 현재 확실한 것은 누군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 신원불상의 월북자가 민간인인지, 혹은 군인인지 여부는 단정짓기 어려운 가운데 현장 접근이 쉽다는 면에서 군인, 그것도 장교나 부사관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군 당국은 해당 부대에 대한 인원 점검 결과 무단이탈자는 없었다며 이같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황 작전처장은 이날 브리핑 때 모두발언에서는 ''신원불상의 월북자 소행''이라고만 밝혔다가 이후 일문일답 자리에서야 민간인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월북은 확실, 군인일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한편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한결같이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떠보기 위한 북한군의 제한된 도발설이 그나마 가장 무난한 추론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침투 목적은 띠지 않은 채 이날 파월 미 국무장관의 방한일정 등과 맞물려 북한군 특유의''''치고 빠지기''''식 혼란 조성용 전술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철책 남측지역에서 절단작업이 이뤄졌다는 군의 발표내용을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때문에 군 자체조사에 대한 신빙성 논란이 일고있는 만큼 차제에 정부합동조사단의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CBS정치부 홍제표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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