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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위헌, 정부 작업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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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10-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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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서울은 600년간 형성된 관습헌법 해당, 국민투표 거쳐 개헌해야"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의 수도이전 작업은 전면 중단되게 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8명이 위헌결정을, 1명이 각하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수도이전 문제는 헌법 개정사항으로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사항인데 특별법은 이에 대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위헌 이유를 밝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에 기재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왕조 이래 600여년간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관행으로 관습헌법에 해당된다"며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헌법상 국민투표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것이다.

조선왕조 이래 600여년간 형성된 관행으로 관습헌법에 해당

수도와 관련해서는 우리 헌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오랜 관습으로 형성된 것이라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수도를 이전하는 문제는 관습헌법, 불문헌법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이는 성문헌법과도 같은 효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헌재는 "조선왕조 창건 이후 경국대전에서 이미 한성을 수도로 인정했고 일제시대와 건국 이후까지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서 전 국민의 폭넓은 승인을 얻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해 온 헌법적 관습이자 헌법에 앞선 규범으로서 불문헌법에 속하기 때문에 수도이전 문제도 성문헌법의 경우와 같이 헌법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헌재는 국민들이 수백년간 소중히 이어온 수도 서울이라는 가치를 무시한 채 특별법 제정으로 수도를 이전하려 한 행위 자체가 위헌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관습헌법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국민들의 동의절차인 국민투표를 통한 헌법 개정을 통하지 않고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헌법 130조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을 침해했다는 게 헌재의 기본 판단이다.

특별법 제정으로 수도를 이전하려 한 행위 자체가 위헌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이 다수의견을 2명이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소수의견을 제시한 김영일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내면서 "수도 이전은 헌법 72조가 정한 국방, 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된다"며 "이 경우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함에도 이를 어긴 것은 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각하 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은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다"며 "행정수도 이전 정책 역시 국민투표를 요하는 사안이라고 볼 수 없어 헌법소원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이같이 수도이전이 위헌이라고 결정남에 따라 특별법의 효력은 상실되고 이에 따라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수도이전 작업은 전면 중단되게 됐다.

이에 따라 특별법에 의해 이뤄진 대통령 직속의 신행정수도 건설 추진위원회의 활동이 정지되게 됐다.

또한 신행정수도 예정지인 충남 연기.공주지역 선정결과도 자동적으로 효력을 잃게 됐다.

이와 함께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토지거래특례지역과 건축허가 행위제한 등의 규제조치도 무효가 돼 즉각 소멸되게 됐다.

정부 수도이전 작업 전면 중단, 연기.공주 선정도 효력 잃어

결국 사실상 수도이전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수도이전 문제는 헌법개정 사안이라고 밝혀서 정부 입장에서 수도이전을 재추진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수도조항을 넣어야 한다.

이에 따라 헌법개정 문제가 당장 관심이 되는데, 헌재의 정치구도나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헌법 128∼130조에 따라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나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되고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통해 의결해야 한다.

국회에서 헌법개정안이 통과가 되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붙여 과반수의 투표와 과반수의 찬성으로 개정안이 확정된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헌법 개정을 위해 국회 통과와 국민투표라는 이중의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회에서 수도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넘는 121석으로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국민투표의 경우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서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도이전 문제를 다시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헌법 개정하려면 국회 통과와 국민투표 이중의 과정 겪어야

이날 결정에 대해 청구인측 대리인은 환영의 입장을 밝힌 반면 정부측 대리인은 유감의 뜻을 밝히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청구인단 대리인 간사인 이석연 변호사는 "국민투표를 거쳐 원점에서부터 수도이전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번 결정은 앞으로 정부가 수도이전을 추진하려면 개헌을 해야한다는 뜻"이라며 "수도이전을 계속 추진하려면 국민투표를 거쳐 원점에서부터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측 대리인의 오금석 변호사는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법 이론적으로는 소수의견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다수의견은 정책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신행정수도 추진위원회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오금석 변호사만 참석했고 정부 대리인단에 포함된 하경철, 양삼승 변호사 등은 불참했다.

다수의견은 정책판단 따른 것으로 보여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

헌재 선고가 내려지자 헌재 주변에 몰려있던 20여명의 수도이전 반대 단체회원들은 일제히 환영의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번 탄핵심판 때와는 달리 이날 오전 11시까지도 일반 방청석 60석의 절반 정도만 나갈 정도로 선고에 대한 관심도는 낮을 만큼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12일에 헌법소원이 제기된 이후 3개월 만에 내려진 것이다.

헌재 선고는 당초 다음달쯤 이뤄지지 않겠냐는 예측들이 많았으나 헌재가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집중심리를 통해 신속하게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 탄핵사건도 3월 12일에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는데 2달여만인 5월 14일에 선고가 이뤄졌다.

그러나 주심인 이상경 재판관은 이날 출근길에 "선고는 정상적으로 평의를 열어 연구한 결과"라며 선고시기가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경 재판관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며 "다소 서둘러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지난 3개월간 정상적으로 평의를 열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집중심리 통해 신속하게 결론 내린 듯

헌재의 이번 판결로 지난 3개월간 끌어온 수도이전 문제에 대한 법리논쟁은 일단 일단락되게 됐다.

그동안 정치적, 국가적 혼란과 갈등이 컷던 만큼 이번 헌재의 판결로 수도이전 논란은 일단 마무리되게 됐다.

이번 선고를 계기로 소모적인 논란과 논쟁이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CBS사회부 황명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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