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방부가 미군 기지를 반환 받는 과정에서 환경부의 거부를 무시하고 소파 규정까지 어겨가며 협상을 맺은 사실이 국회 청문회에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이후 열린 네 차례의 한미 안보정책구상(SPI)에서 환경 치유 문제를 논의한 것은 SOFA와 그 하위 규정인 부속서A를 위반한 것이며, 이에 따라 협상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SOFA 규정상 환경 치유 협상에 반드시 참석해야 할 환경분과위원장이 11차와 12차 협상에 모두 불참한 것으로 밝혀져,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불거졌다.
무소속 우원식 의원은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주한미군 반환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문제에 대한 청문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우원식 의원은 당시 국방부가 환경부에 참석 요구차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하지만 환경부는 SPI에서 환경 치유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며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지 반환에 합의한 몇 차례의 SPI는 기본적으로 부속서A를 위반한 것이며 원천 무효란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미국측이 제시한 기준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면 다시 협상을 해야 하지만, 미측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요구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환경 치유 비용을 우리측이 떠안게 된 반면, 치유 기준은 사실상 미국측 주장이 적용되는 배경에 대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은 지난 20일 CBS가 보도한 국방부의 법률 검토 보고서와 관련해 이 문제를 따져 물었고, 김장수 장관은 이에 대해 "국방부 공식 결론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는 지난해 협상 당사자였던 윤광웅 前 국방장관도 증인으로 참석했으며, 참고인으로 채택된 러셀 주한미군 공병참모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