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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 여성, 폭풍 속으로 빨려들었다 극적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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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

 

호주에서 패러글라이딩 연습비행을 하던 독일인 여성과 중국인 남성이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이 솟구쳤다가 남자는 죽고 여자는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이들은 내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북부 마닐라에서 열리는 세계 패러글라이딩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지난 14일 현지에서 200명의 선수들과 함께 연습비행을 하던 중 격렬한 폭풍에 휘말리며 그 공동(空洞)으로 빨려들었다.

42세의 중국인 남성은 실종 다음달인 15일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독일 여성 에바 비스니어스카(35)는 40분간 의식을 잃은 상태로 섭씨 영하 40도의 3만피트(9천여 m) 상공까지 올라가며 가까스로 번개를 피하면서 직경이 최고 15cm나 되는 우박 세례를 받으며 얼음 속에 뒤덮여 있다가 돌아왔다.

멍들고 동상에 걸린 몸으로 현지 호텔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에바 씨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에서 가장 운좋은 여성"으로 회자되고 있는 자신의 시련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험한 시골 상공을 높이 비행하고 있을 때 갑자기 폭풍이 덮쳐오는 바람에 피할 길이 없었다면서 "나는 단지, 구름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만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대기권으로 자꾸 상승하면서 에베레스트 산보다 거의 1000 피트(300m) 더 높은 지점까지 올라가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선글라스와 계기들 위에 얼음이 얼어붙는 것을 보다가 약 2만 피트(6천여 m) 상공에서 의식을 잃었다.

거의 40분쯤 지나 깨어났을 때 에바 씨는 여전히 캄캄한 어둠의 폭풍 속에 갇혀 있음을 알았다.

"내 몸과 모든 것이 떨리고 있었지만 똑바로 비행해서 이 구름 속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직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밑으로 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산소 부족으로 어지럽고 혼란스러웠지만 그녀는 결국 폭풍구름 속을 빠져나왔고 그런 후에는 지상에 안착하는 것에 골몰하게 되었다.

도로나 다른 구조물이 보이지 않다가 마침내 작은 농장 하나가 눈에 들어오자 그곳을 향해 날아가 아주 안전하게 착륙을 했다. 발진지점에서 60km 떨어진 곳이었다. 자체 추적시스템에 따르면 그녀는 초속 20m로 상승하고 초속 33m로 하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을 청할 생각도 못한 채 수분 동안 혼자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의 패러글라이딩 팀이 무전 연락을 해왔고 그녀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발견될 당시 여전히 얼음에 덮여 있었다.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오는 24일 열리는 선수권대회 주최자인 고드프리 웬니스 씨는 그녀의 생환이 "로토에 10회 연속 당첨되는 것과 같은 것으로 그녀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운좋은 여성이라는 것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선수 헤 종핀 씨는 발진지점에서 7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는데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간 후 질식사 또는 동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력 10년의 에바 씨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사고는 생존 가능성이 전혀 없었지만 그녀가 의식을 잃은 것이 목숨을 건져준 것으로 의사가 말해 주었다고 전했다. 의식을 잃었기 때문에 심장이 모든 기능을 늦추면서 생명을 건졌다는 것이다.

그녀는 두 귀와 다리에 동상을 입었지만 이번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비행은 사고 때문에 중단하기엔 너무 환상적"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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