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만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아프리카의 냉혈한' 조셉 코니를 체포하기 위해 특수전부대 증파를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은 아만다 도리 아프리카 담당 부차관보의 말을 빌려 오바마 대통령이 공군 특수전사령부(AFSOC) 소속 150명의 병력과 4대의 C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및 공중급유기 등을 코니 체포를 위해 우간다 현지에 증파하기로 하는 결정하는 한편, 새 전쟁권한법(WPA)에 따라 의회에 23일자로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도리 부차관보 등 국방부 관계자들은 특히 수직이착륙기가 병력 수송에 사용될 것이며, 2011년 10월 특전부대원 100명을 파견한 첫 사례처럼 이번에도 동일한 교전 수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새전쟁권한법에 따라 미국은 우간다에 300명까지 군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전요원들은 전투 임무를 주도하는 대신 우간다 무장 단체 '신의 저항군'(LRA)을 이끄는 코니의 수색과 체포 작전을 실제 수행하는 아프리카연합군 소속 특수임무대에 "정보, 자문 및 지원" 역할만 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요원들은 또 불가피한 자위 상황이 아니고는 교전이 금지된다.
이번에 파견되는 요원들은 현지에서 코니 제거 작전을 벌여온 최정예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특수임무단(SMU) 산하 해군 특전단 6팀(DevGru)과 육군 델타 포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반인륜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OC)의 공개수배 명단에 오른 코니가 이끄는 LRA의 규모는 250명가량으로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및 콩고 등지에서 암약하며 악행을 자행해왔다.
이들의 출현 사실이 가장 최근에 알려진 곳은 무정부 상태나 마찬가지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동부 밀림 지대로 오스프리기가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익 항공기와 헬기의 장점이 합쳐진 틸트로터기인 오스프리는 최고 시속 500㎞에, 1천600㎞를 비행할 수 있으며, 공중급유 시 대륙 간 비행도 가능하다.
조종사 등 승무원 4명 외에도 24명의 특전요원을 탑승시킬 수 있으며, 50mm 중기관총으로 무장했다.
이런 능력을 갖춘 오스프리기는 코니의 암약지 파악과 체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도리 부차관보는 또 오스프리기는 통상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군사령부(CENTCOM) 휘하 지부티 기지에 배치돼 작전을 해왔지만, 이번에 우간다 등 아프리카를 책임지는 아프리카군사령부(AFRICOM)에 임시 작전배속돼 "서로 다른 통합군사령부 간의 자산 공유에 좋은 본보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고지도자 코니 외에 5명의 사령관으로 구성된 LRA는 미군의 지원을 받은 아프리카연합군과의 교전으로 3명이 사살되는 등 세력이 크게 약화해 미 특전요원들의 증파로 더욱 궁지에 몰린 실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영국의 BBC방송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부 대변인의 말을 빌려 코니가 투항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신변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니는 지난 1980년대 우간다 북부에서 무장봉기를 일으킨 뒤 정부군의 추격을 받자 국경을 넘어 콩고민주공화국, 수단-남수단,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국경지대 밀림에서 암약해왔다.
그가 이끄는 LRA는 특히 마을을 약탈하고 주민의 신체를 절단하는가 하면 소년병 납치와 성 노예로 여성을 납치하는 등 온갖 잔학한 행위를 자행했다.
유엔은 LRA로 인해 약 10만명이 숨지고 40만명이 고향을 버리고 피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코니 검거에 현상금 500만 달러를 내거는 한편 특수전 병력 100명을 우간다에 파견해 코니 체포를 위한 간접적인 지원 활동을 펴고 있지만, 지난해 4월 우간다 정치 상황의 악화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