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크림 합병에 따른 서방 제재에 대한 반격으로 ‘이란 핵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19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와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란 핵보다 우크라이나 합병이 러시아에 더 중요한 문제”라며 “이란 핵협상으로 서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주요 6개국(P5+1)과 이란과의 핵협상 실무 전문가 회의를 마친 뒤 인테르팍스 통신에 “이란 핵협상을 우리 명분 쌓기에 이용할 뜻은 없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리를 그렇게 몰고 가면 여기서도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P5+1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ㆍ영ㆍ프ㆍ러ㆍ중)과 독일을 지칭한다.
이는 서방이 크림 합병과 관련해 계속 압박할 경우, 이란 핵협상에서 서방의 입장에 동의했던 기존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은 서방이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반발로는 수위가 가장 높다.
이어 “역사적인 가치로 판단하자면 최근 몇 주 동안 일어난 일이 크림반도 합병으로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측면에서 이란 핵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있어 크림반도는 무엇보다 우선하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고려하는 보복조치와 관련해, “다양한 범위의 수단을 찾고 있다”며 “미국이 한 것처럼 인사에 대한 제재가 될 수도 있고, 워싱턴이 알지 못하는 다른 조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핵문제와 시리아 내전 등 주요 외교 현안을 두고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