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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옥죄는 '국정원 파문', 보수도 "남재준 사퇴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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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지난해 국정원 댓글사건 잘 넘어갔으니 이 사건도? 큰 오산"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의 목을 점점 옥죄고 있다. 보수와 진보계열 정치전문가 너나할 것 없이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국정원의 조작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당에 정치적 악재(惡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여론의 역풍을 맞아 자칫 한방에 훅 쓰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지지 성향이 확고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부동표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특히 이 요소 자체가 (부동표의 사람들이) 여당보다는 야당을 찍을 가능성을 높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와 새누리당 지지도가 높았지만, 뒤집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여론이 한 번 뒤집어지면 겉잡을 수 없다"며 "그 시발점이 국정원 조작 의혹 사건임을 여당이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여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 사건을 보고 국민 스스로가 '국민을 간첩으로 몰아갈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지난 독재정부의 기억들을 되살리게 될 것이고, 또 이 사건으로 국정원의 문제점을 명확히 알게 됨으로써 국민들이 표로 선택할 때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미적지근한 대응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당 지도부는 "한 점에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엄정 신속하게 수사를 해야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선(先) 수사 후(後) 문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윤철 교수는 "여당은 지금 지켜보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여당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좀 더 빨리 진행하자고 나서야 할 때다"라며 "여당이 '지난 해 국정원 댓글 사건이 잘 넘어갔으니까 이 사건도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수사 후 문책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시기를 놓치면 지방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후보자의 지지율이 떨어진다. 이 사건으로 인한 후폭풍이 후보들 지지율로 연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선 빠른 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국정원 간첩사건 증거의혹 규탄!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위기에 몰린 여당의 돌파구로 진보·보수 계열 전문가 모두 '남 원장의 사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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