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들어내야 할 암 덩어리', '쳐부숴야 할 원수'라고 격하게 표현하며 규제혁파를 부각시키자 경제계가 보조를 맞췄다.
전경련은 12일 정부가 육성을 추진 중인 보건·의료와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업'에서의 규제개선과제를 해당부처에 건의했다.
불합리하거나 낡은 규제, 융합저해 규제 등 94건에 달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로 지목한 첫 번째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직접 투자할 때의 송금액 1만 달러 제한규정이다.
계약전이라도 필요한 계약금과 사전비용에 1만 달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1996년 이후 400달러 이하로 묶여있는 해외여행자 1인당 면세금액도 1인당 국민총소득 81%, 소비자 물가는 68% 오른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이유있는 규제' 푸는데 옥석은 가려야
증권사 지점을 찾은 고객이 일반지로요금만 내고 다른 금융기관을 다시 찾아 국세나 지방세를 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개선돼야 할 규제로 꼽혔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귀에 흐르는 혈류량으로 심박수와 운동량을 알려주는 이어폰이나 심박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했지만 의료기기로 분류될까 출시를 늦추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면 의료기기법에 따라 의료기기 제조업허가 및 제품별로 의료기기 제조허가를 받아야 하고 인허가에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돼 출시는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다.
2004년 휴대전화로 혈당을 측정하는 당뇨폰이 개발됐지만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바람에 해당 기업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에 사업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고용이 전경련 규제개혁팀장은 "정부가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서비스산업의 신사업 창출을 저해하거나 낡은 규제, 타산업과의 융합을 저해하는 규제들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