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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바뀌는 새누리…야권 통합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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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구도 어부지리 상실.. 보수 지지층 결집은 효과

남경필, 유정복, 원희룡. 좌로부터. 자료사진

 

2일 새누리당은 벌집을 쑤신 듯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기습 공격에 지도부를 비롯한 당 전체가 일종의 쇼크 상태였다.

당직자들은 ‘통합신당’의 파급효과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했고 의원들과 보좌관들도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3자구도의 ‘어부지리’ 효과 소멸과 야권의 지지율 통합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역력했다.

당직자들은 “저급한 야합”, “안철수는 양치기 아이콘”, “사상 최악의 선거 장사용 뒷거래”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면서 당직자들의 표정은 조금 바뀌기 시작했다. 정치적 이해득실에서 표면적으로는 타격이 예상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계산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대출 대변인은 “50℃의 물들을 섞는다고 100℃가 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의 지지율이 산술적으로 합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를 버리고 기성정치로 백기투항했기 때문에 실망한 안철수 지지층의 대거 이탈이 있을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분석이다.

또 선거 판도가 양자 구도로 정리되면서 보수층이 단단하게 결집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계파간 파열음으로 어수선했던 당내 분위기 역시 야권발 메가톤급 충격파에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에 닥친 공통 위기 앞에 계파 이익은 후순위로 밀려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일부 중진의 반발로 힘을 잃어가던 ‘중진차출론’도 비상 총동원령 속에 피할 수 없는 지상명령으로 떠올랐다. 지도부를 고심케했던 인물난도 자연스레 해소돼가는 양상이다.

원내대표의 뜻을 꺾지 않던 남경필 의원은 3일 황우여 대표와 면담한 뒤 “상황이 참 엄중해졌다”는 말로 경기도지사 출마 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원희룡 전 의원도 CBS와의 통화에서 “당의 위기의식이 전혀 새로운 차원이 됐다"며 동일한 상황인식을 보였다.

인천시장 역시 황우여 대표 출마 요청이 다시 일고 있는 것과 함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시장 후보 단일화로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되지만 2일 정몽준 의원의 출마 선언에, 김황식 전 총리도 오는 14일 가세할 예정이어서 전의가 높아지고 있다.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어려움을 겪던 경선 흥행과 선수 동원 문제가 상상도 못했던 외생변수의 등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통합신당’ 충격이 꼭 악재만은 아닐 수 있다”면서 “당내 계파 갈등 해소, 보수 지지층 결집, 비상 총동원령에 따른 최상의 라인업 구축 등으 통해 위기 앞에서 당이 뭉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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