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러시아 해군 정보수집함이 쿠바 아바나에 예고없이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정보수집함 '빅토르 레오노프 SSV-175'가 최근 아바나항에 입항해 유람선 선착장에 정박해 있다.
이 군함과 관련해 쿠바 당국은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친선 목적"이라며 3∼4일간 머문 뒤 28일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비쉬냐'급 혹은 '메리디안급'에 속한 이 정보수집함은 길이 91.5m에 폭 14.5m 크기로 전자 정보수집 장비와 함대공 미사일, 30㎜ 대공포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 승무원은 통상 200명가량이다.
이 군함은 냉전시대 막바지인 1988년 진수돼 흑해함대에 소속됐다가 7년 뒤 북해함대로 이동했다.
옛 소련 시절 러시아 군함의 쿠바 방문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전 방문은 양국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이 군함을 견학하기도 하는 등 공개적으로 이뤄졌던 데 비해 이번 방문은 예고가 없었기 때문에 이례적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변과 관련해 서부 접경지역에서 비상 군사훈련으로 무력시위를 하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서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에 군사기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