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의 모습.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자료사진)
정부가 26일 발표한 ‘주택 임대차 선진화 방안’은 한마디로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다.
주택 임대사업의 수익성과 안전성을 보장 할 테니 민간사업자가 자금을 투자하라는 내용이다. 세입자를 위한 방안은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이 유일하다.
공공성을 포기하고 수익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 공공임대 리츠, 전월세비…주변 시세 보다 결코 싸지 않아
국토교통부는 이날 임대차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사업성 모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하남미사 보금자리지구 A29 블록의 경우 1,401세대를 공급할 예정으로 사업비만 4,446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공임대 리츠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면 세입자들은 전체 사업비의 35%인 1,534억원을 임대보증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가구당 평균 1억95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토부는 51㎡의 경우 보증금 8천만 원에 월세 24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74㎡는 보증금 1억4천만 원에 월세 40만원 수준이다.
또, 화성 동탄2지구 A40 블럭은 620가구 공급에 사업비가 2,455억 원이 들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세입자 임대보증금은 모두 684억 원으로 가구당 평균 1억1천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74㎡는 보증금 1억1천만원에 월세 35만원, 84㎡는 1억3천만원에 39만원을 내야 한다.
화성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동탄지구의 경우 전월세값이 크게 올랐지만,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임대보증금과 월세 수준이면 지금 당장 유명 브랜드 아파트도 구할 수 있다”며
“주변 시세 보다 비싸면 비쌌지 결코 싸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동탄 푸른마을 두산위브 73㎡는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70~80만 원대매물이 나와 있다.
◈ 세입자 2년마다 계약…전월세비 5% 인상 부담국토교통부는 공공임대 리츠가 공급하는 10년물 임대주택에 대해 2년에 한 번씩 전월세 계약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임대보증금을 1년에 평균 1.83%씩 인상하도록 허용할 방침으로 2년이면 최소 3.66% 많게는 5%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입자들이 2년마다 5%씩 오르는 임대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동탄2지구 리츠 임대주택 74㎡의 경우 월세 35만원에 금융기관 대출금(5천만 원, 금리 5%적용)이자 20만원까지 매달 5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공공임대 리츠를 통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 무주택 서민들의 전월세비 부담을 덜어주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국토부는 리츠 임대주택에 투자하면 집값 1.5% 상승에 9.6%의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투자를 적극 종용하고 있다.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안중에도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