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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참사' 먼저 간 딸에게 보내는 눈물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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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영결식에서 고(故) 김진솔양 편지 낭독, 아버지 "용서해주렴…"

21일 부산외대 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영결식에서 김진솔양의 아버지 김판수씨가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CBS/이강현 기자)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로 숨진 부산외대 학생들의 합동영결식에서 고(故) 김진솔(20.여.태국어과)양이 지난달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가 낭독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아빠에게.

1월에 생일을 맞이하다니. 아침에 미역국도 같이 놓고 좋아. 벌써 2014년이야 너무 빠르지. 아빠 내가 벌써 21살이야. 아빠는 54살. 너무 슬퍼 하지마 아빠는 여전히 잘생겼어.

마음 같아서는 서류가방 사주고 싶은데. 알바비도 아직 안 들어오고 그래서 못 샀어. 추석 전까지 돈 많이 저축해서 서류가방 번듯 한거 사러가자.

오늘 생일인데 다들 12월 9일이 생일인 줄 알고 몰랐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우리 가족 축하받으니까 많이 섭섭해 하지 마세요.

우리 예전에 놀러 가기로 했잖아. 날씨 좀 풀리면 바로가자. 오늘 저녁에 기분좋게 케잌촛불 끄고 좋은 하루 보냅시다.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난다고 힘드실 텐데 항상 꿋꿋하게 견뎌줘서 고마워요. 김판수 화이팅! 그리고 태국어 공부 더 열심히해서 태국여행 꼭가서 알차게 보내고와요.

아빠 너무너무 사랑해요. 2014년도 화이팅.

2014년 1월 9일. 예쁜 진솔 올림

이에 아버지 김판수(53) 씨는 합동영결식에서 먼저 간 딸아이에게 사무치는 목소리로 마음을 전했다.

사랑하는 내 아가들아 너희들이 왜 거기에 누워있니. 어서 일어나 이리 오너라. 사랑하는 내 아가들아 얼마나 추우니? 내 사랑하는 아가들아 어서 나와 밥 한 그릇 먹으러 가자꾸나.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이 들었니. 미안하다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내가 막아주지 못해서, 내가 대신 아파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사랑하는 아가들아 엄마 아빠를 용서해줄 수 없겠니, 엄마 아빠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

사랑하는 아가들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대신 아파주지 못해 미안해. 엄마 아빠 용서해줄 수 있겠니. 아가들아 이제 가슴에 응어리진 마음을 활짝 풀고, 이 세상에서 못다핀 꿈 저 하늘나라 가서 마음껏 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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