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유혈 사태가 정부와 야권의 폭력행위 중단에 이은 협상 합의로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향방을 두고 내전 우려와 평화적 해결 시나리오가 교차하고 있다.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현재 반정부 세력의 시위를 막는 경찰 대신 정규군이 전면에 나설 경우 가장 커질 수 있다.
군 치안병력이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를 진압하려 들으면 수도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각지가 전쟁터로 돌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물리적 충돌의 근저에는 러시아에 기울어 있는 동부 지역 기반의 집권세력과 유럽연합(EU)·미국에 가까운 서부 쪽의 반정부세력의 뿌리깊은 갈등과 반목이 자리한다.
우크라이나군의 동향을 두고 지금까지는 개입 가능성에 크게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외교 전문 블로거 맥스 피셔는 우크라이나군이 올해 쿠데타나 지도부 분열로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은 실제 매우 낮다고 최근 예상했다.
피셔는 "EU의 최근 제재 경고를 고려할 때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군에 시위대 진압을 명할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야누코비치 정권이 친 러시아 성향이 큰 만큼 군 동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여 여지를 뒀다.
독일 dpa 통신은 작년 11월 시위가 본격화한 이래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진압에 관여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계속 군이 제자리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반면, 평화적 해결은 현 정권과 반정부 진영이 연정을 꾸리는 정치적 대타협을 하는 시나리오로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집권세력의 기대가 진하게 스며든 희망적 소설이다.
야누코비치 정권이 최근 총리직을 야권을 제안하며 권력분점의 화해를 모색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야누코비치 정권이 3년 전 폐기한 '2004년 헌법'을 복원해 대통령의 권한은 줄이고 의회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야누코비치 정권의 기반과 정치 개혁의 의지를 고려할 때 그런 방향으로 정치 개혁이 이뤄진다해고 쉽사리 사태가 종식될 것 같지는 않다는 예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를 친러시아·친여 성향인 동남부 지역과 친EU 파인 서부로 구성된 연방 체제로 만들자는 제안도 있다.
동남부만 따로 떼어내 러시아 영향권 아래 있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내분이 잦아들 것이라는 주장으로, 그 현실화 가능성 정도를 떠나 제 3의 해법으로 불릴만하다.
애초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는 동남부에 기반을 둔 여당과 구소련 기득권층이 EU 경제 통합을 무산시키자 젊은 세대와 서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일어났다.
로이터 통신은 이 연방제 방안은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러시아에 합병하는 구상이라며, 러시아 의회에서 거론되는 이 제안이 러시아 당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추측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8∼19일의 집권세력과 반정부 시위대간 대충돌 이후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들은 폭력 행위를 접고 평화 해법 마련을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그간에도 수차례 협상과 결렬이 반복됐지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정점을 지난 가운데 열릴 이번 협상은 바야흐로 우크라이나를 내전과 평화의 기로에 서게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