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성지순례 중 폭탄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의 한 신도가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귀국하고 있다.(사진=이대희 기자)
이집트 성지순례 중 폭탄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신도 가운데 부상자 13명이 사고 발생 나흘 만인 20일 2차 귀국했다.
테러 현장에서 테러범을 막고 숨진 현지 가이드 제진수(56) 씨의 시신도 이날 오후 한국에 도착한다.
전날 귀국한 신도 15명에 이어 신도 13명은 아부다비발 에티하드항공 EY876편을 타고 이날 오전 11시 43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도착한 신도와는 달리 이날 도착한 신도는 부상 정도가 심각해 휠체어를 타고 항공기에서 내렸다.
신도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침통한 표정으로 트랩을 통과했다.
이날 귀국한 신도 대부분은 다리 부분에 부상을 입어 붕대를 칭칭 감은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한 50대 여성 신도는 "한 부상자는 발이 다쳤는데 수술을 하지 못해 피를 흘리는 상태로 귀국했다"면서 "(현지 의료시설이) 우리나라보다 미흡하고 약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신도들과 함께 귀국한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의료수준이 우리나라보다 열악해 수술을 빨리 받고 싶다는 부상자들의 바람에 따라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부상자는 큰 파편은 제거됐지만 작은 파편이 남아있어 수술이 바로 필요하다"면서 "테러 당시 버스 좌석이 막이가 돼 파편이 아래쪽으로만 튀어 주로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신도들은 당초 미리 마련된 매디컬 체크(건강검진)대에서 간단한 검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를 건너뛰고 주기장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로 이동했다.
신도들은 구급차 13대에 나눠 타고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남은 생존 신도 2명은 이날 오후 1시 45분 아시아나항공 OZ332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의 부상 정도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가이드 제진수(56)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 45분 두바이발 에미레이트항공 EK322 편으로 인천에 도착한다.
또 다른 희생자인 중앙장로교회 교인 김홍렬(64) 씨, 한국에서 동행한 가이드 김진규(35) 씨의 시신은 오는 21일 오후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