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별보고관이 캄보디아의 근로자 시위 유혈 진압과 관련해 아프리카 독재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며 훈센 총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17일 프놈펜포스트에 따르면 마이나 키아이 유엔 특별보고관은 최근 케냐의 한 신문 칼럼에서 1인 지배체제가 신속한 경제발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비쳐지지만 아프리카와 캄보디아 역사에서 드러난대로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독재자 1명의 장기 집권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차라리 비판이 용인되는 가운데 덕망있는 지도자 1명의 단임제를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키아이 특별보고관은 강조했다.
이는 최근 경찰의 총격으로 근로자 5명이 희생된 유혈사태 이후 캄보디아를 직접 둘러본 유엔 특별보고관이 자신의 현장 판단을 근거로 훈센 총리 체제를 비판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특히 별도의 이메일에서 "독재 치하에서는 신속한 경제발전이 가능하지만 독재자 개인에 직접 좌우되는 사례가 많은데다 결실을 보는 사례도 드물다"며 오히려 부패와 인권침해 논란을 빚을 환경만 조성한다고 말했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담당하는 키아이 특별보고관은 실제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 이후 독재체제가 들어서면서 개인의 자유를 희생으로 한 고속성장을 예고했으나 실제로는 개발과 자유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수용해야 한다며 이런 개념이 확립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정치인들이 권력을 장악하거나 축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자발적으로 법을 지키고 국민의 권익을 위해 봉사하는 여건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의 한 정치 관측통은 캄보디아 독재가 지난 1960년대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 때부터 시작됐지만 덕망 있는 정치로 생활여건과 복지 등이 훨씬 좋은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이 관측통은 그러나 현재 상황의 경우 1인 체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지도부 교체가 더 낫다는 키아이 특별보고관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통합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의 임소반 대변인 역시 훈센 총리의 연임 제한을 지지한다며 키아이 보고관의 의견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985년 불과 32세의 나이에 총리직에 오른 훈센은 집권 28년째이던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승리해 세계 최연소, 최장수 총리라는 이색 기록을 세울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그는 그러나 무자비한 정적 숙청과 탄압, 인권침해 등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적잖은 비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