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 쿼터제, 현장은 '시기상조' KBL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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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한선교 총재 (사진 제공/KBL)

 

오늘(4일)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가 열린다. 10개 구단 단장들이 모여 프로농구의 주요 사안을 의결하는 자리다. KBL은 이번 이사회에서 올 시즌 플레이오프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회의 핵심은 KBL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등'이라는 의존명사 뒤에 숨겨져 있다.

하지만 비밀은 없다. 농구 관계자들은 "4일 이사회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12분 쿼터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뜬금없이 등장한 12분 쿼터제, 밀실행정의 시작

KBL은 작년 9월16일 이사회를 통해 12분 쿼터제 도입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 과정은 밀실행정의 절정이었다. 5개월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KBL은 이사회를 앞두고 사무국장 회의를 열었다. 구단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시기라 6명 밖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KBL은 "당장 다음 시즌부터 한 쿼터 12분 운영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안건을 내놓았다. 사무국장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그리고 이사회가 열렸다. 관계자들은 "KBL이 올린 첫 번째 안건, 당장 2013-2014시즌부터 12분 쿼터제를 하자는 안건은 부결됐다. 그러자 KBL은 2014-2015시즌부터라도 12분 체제로 가야한다고 이사들을 설득했다. 그래서 2014-2015시즌부터 시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먼저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KBL은 그날 밤 "경기 운영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를 한 후 2014~2015시즌부터 한 쿼터 12분 경기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가 합의한 내용과는 분명 다르다. 시행을 전제로 두고 검토부터 하자는 것과 이미 결정을 했다는 것은 의미의 차이가 매우 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KBL이 작년 9월 이사회를 통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2013-2014시즌부터 12분 쿼터제를 도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시즌 개막을 한달을 남겨두고 말이다. 사전에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KBL의 의지를 믿기 어려운 이유다.

▲KBL의 독단적인 일방통행

12분 쿼터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현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프로농구의 현실상 12분 쿼터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주장과 근거가 쏟아져 나왔다.

한선교 KBL 총재는 새로운 선수 발굴과 2군 활성화를 12분 쿼터제 도입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 현장의 반박 근거는 차고 넘친다. 게다가 지난 주 열린 사무국장 회의에서 10개 구단 사무국장들은 "12분 쿼터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KBL은 구단과 현장의 반발을 무시한 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12분 쿼터제 도입을 감안해 22주-54경기 체제의 정규리그 운영 방식을 28주-54경기 체제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됐다.

KBL은 귀를 닫고 있다. 새로운 제도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현행 제도와 비교하는 소통의 절차가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또한 취재진이 KBL에 12분 쿼터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면 KBL은 철저히 함구로 일관해왔다. KBL은 비판 여론을 감안해 가급적 조용히 12분 쿼터제 도입을 강행하려는 듯 보인다.

12분 쿼터제 논란과 관련해 가장 씁쓸한 부분은 12분제가 낫다 혹은 현행 10분제가 낫다를 두고 그 어떠한 논쟁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12분 쿼터제도 분명 장점은 있다. 현행 제도와 비교해보는 것도 분명 의미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KBL이 워낙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어 건전한 논쟁의 과정이 사라졌다"며 아쉬워 했다.

▲12분 쿼터제, 세부적인 논의가 먼저

KBL은 12분 쿼터제를 '왜' 도입해야 하는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있다. 설득력 있는 설명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현장이 극심하게 반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12분 쿼터제는 리그의 근간을 바꿔놓을만한 제도다. 그러나 작년 9월 이사회 이후 짧은 기간동안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이사회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작년 9월 의결된 내용을 전제로 두고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구단 실무자들과 현장은 유보 혹은 전면 백지화를 원한다.

소통이 먼저다. 12분 쿼터제의 장단점을 자세히 따져보고 구단들과 충분히 소통한 뒤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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