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충돌 장면(여수해양경찰서 브리핑 자료)
지난달 31일 여수에서 발생한 유조선 송유관 충돌사고는 선박 접안을 유도하는 도선사의 과실이 크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또 이번 사고로 원유와 나프타 등 기름이 애초 알려진 4드럼의 205배에 달하는 820드럼 상당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여수해양경찰서는 3일 오전 10시 여수해경 중회의실에서 중간 수사 발표를 통해 중간 수사 결과와 방재 계획 등을 발표했다.
수사 결과 싱가포르 국적 '우이산'호는 원유 27만 8천 584톤의 원유를 싣고 지난달 31일 오전 9시 35분쯤 여수 낙포동 GS칼텍스 원유 2부두에 접안을 시도했다.
우이산호는 여수광양항이 강제 도선구역인 만큼 여수항 도선시지회 소속 도선사 김 모 씨 등 2명의 유도을 인근 해역에서 태웠다.
그러나 통상 2~3노트인 안전 속력을 유지하지 않고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해 뱃머리가 부두와 송유관 잔교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 관계자는 "급제동을 하고 닻까지 내리는 비상대처를 했음에도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도선사의 과실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메인 도선사 김 씨의 경력이 23년에 달하는데다, 김 씨 역시 평상시와 다름없이 도선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사고로 원유 이송관 등 3개 이송관이 파손돼 원유와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약 164킬로리터, 820드럼 상당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애초 알려진 4드럼보다 205배가 많은 규모다.
현재 해안 오염은 여수 신덕동 해안가 등 일부 지역의 방파제 등에 기름이 부분적으로 부착된 상태다.
공무원과 주민, 민간 방제업체 등 천여 명이 동원되고 해경 경비정 60척 등 선박 2백여 척이 매일 동원돼 총력 방제를 실시해 두꺼운 유층은 대부분 제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