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년 이상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가족이 28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배씨 가족은 또 같은 날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도 참관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워싱턴DC에 도착한 배씨의 어머니 배명희씨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1년3개월이나 억류돼 있는데 풀려날 기미가 안 보여 케리 장관을 만나 어떻게 해야 나올 수 있을지 호소하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여기(미국)에 와서 제대로 치료도 받고 정신적으로도 회복해야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나올 수 있게 미국 정부가 온 힘을 써 달라고 부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씨의 여동생인 테리 정씨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 가족은 한 달 전부터 케리 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해 왔으며 국무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보도 내용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국무부 당국자는 "배씨의 석방과 귀환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는 배씨 가족과 빈번하게 소통하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면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밝힐 게 없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측은 배씨 가족의 안전과 프라이버시 등을 고려해 면담 일정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도 "배씨 가족이 오래전부터 석방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와의 만남을 희망해왔다"며 "케리 장관의 일정 등을 고려해 국무부와 면담 시기를 조율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배씨의 여동생인 테리 정씨는 또 같은 날 저녁 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상·하원 합동회의에도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도 들을 예정이다.
북한 당국에 배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의원이 정씨와 대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