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의 '남북관계 개선 공개서한'을 1면에 실은 노동신문. 사진=노동신문 제공
정부는 24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발표한 공개서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브리핑에서 "북한은 말로만 비핵화 의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포기를 위한 실천적 조치를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밝힌 비방·중상 전면 중단 의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비핵화를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북한이 소위 ‘중대제안’이 위장평화공세가 아니라는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이 말이 진심이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은 과거 평화공세 이후 북한이 도발한 수많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례로 "작년만 하더라도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한지 두달도 되지 않은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한 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백지화와 정전협정 폐기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 불바다’, ‘정밀 핵 타격’ 등을 운운하며 위협한 바 있고, 급기야 개성공단 마저 폐쇄하는 조치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소위 ‘중대제안’ 이후에도 노동신문·중앙통신 등 관영 보도매체를 통해 우리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방하고, ‘괴뢰 호전광’, ‘비참한 종말’, ‘대결광기’ 등 국제관례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극단적인 비방·중상을 지속해 왔다고 재차 지적했다.
북한이 이처럼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그 누구도 북한의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 당국을 비방한 적이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북한이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우리가 언론까지 통제해 주기를 바란다면 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비방·중상 중단 약속이 남남갈등 유발을 위한 또 다른 심리전이 아니기를 바라며, 북한은 불미스러운 과거를 불문에 부치자는 말로 그동안 자행한 수많은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과 4년전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장병 46명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으며,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 포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을 당했다"며 북한의 도발을 상기 시켰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정부는 "우리 국민이 받은 충격과 유가족들의 아픔에 대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덮어두고 가자고 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북한은 지금도 서해지역에 수많은 해안포와 방사포, 공격헬기 그리고 잠수정 등 침투장비와 무기를 배치하고 이를 이용한 훈련과 포격도발 위협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비행장 등을 목표로 한 특수전부대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어적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우리의 연례적 군사연습을 비난하고,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로 북한이 진정으로 새로운 남북관계를 원한다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있는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북한은 지금까지 3차례 핵실험을 실시하고, 이후에도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핵개발 활동을 계속하면서 헌법에 핵보유국의 지위를 명문화하고 최근까지 서울과 워싱턴을 최후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는 핵공격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며 위협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핵을 미국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민족공동의 보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뢰를 쌓아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하고 이를 위한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이미 합의한 이산가족상봉행사 재개에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즉각 호응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렇게 약속을 지키며 남북간 신뢰가 쌓인다면, 어떠한 문제도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가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국방위는 이날 김정은 제1비서의 특명에 따른 '남조선 당국과 여러 정당, 사회단체, 각계층 인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지난 16일 발표한 국방위의 중대제안이 위장평화공세와 선전심리전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