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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더 이상 투자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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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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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부동산 관전법

 

NOCUTBIZ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재건축 수직 리모델링 증축 등 굵직한 부동산 제도가 시행됐지만 부동산 시장에는 아직 온기가 불지 않고 있다. 제도 시행의 본격적인 효과는 설 명절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설 명절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살펴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된 주택거래 위축이 가격하락을 초래했다. 그 결과, 주택이 지닌 투자재 특성이 퇴색했고 소비재 특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기에 형성된 주택개념이 이제야 바뀐 것이다. 주택을 샀다 팔기만 하면 돈이 되던 시절은 끝이 났다는 얘기다.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집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원금을 건질 수 있는 전세가 보편화 됐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영향으로 전세시장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격이 폭등했다. 집 살 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전세를 돈이 있어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전세가 비용이 절약되고 안전한 소비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전세 수요의 증가는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오르는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서민이 매달 상당한 돈을 치러야 하는 월세로 밀려나면서 서민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주택 부동산시장의 경기위축이 지속되면서 일본식 장기 불황의 우려가 커졌다. 또한 주택거래의 실종으로 건설노동자, 부동산중개업소,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도배 등 이른바 밑바닥 경제에 종사하는 900여만명이 불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기존의 집이 팔리지 않아 새집으로 옮겨가지도 못하고 대출을 받아 산 집값의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위험도 커졌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4ㆍ1대책, 7ㆍ24 보완 대책, 8ㆍ28 대책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취득세율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책 집행의 선결조건인 법률개정을 위한 소득세법과 주택법 등 26개 법률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 연속 집값이 상승했다. 2011년 이후 지속된 주택 가격 하락 추세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징후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가격 상승세가 멈추면서 집값상승이 추세적 상승인지 아닌지 모호해졌다.

그렇다면 설 명절 이후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먼저 주택시장의 전망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주택 매매가격은 시중금리와 경기 여건에 따라 좌우된다. 금리가 하락하거나 경기가 좋아지면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다. 2012년 1월 5.80%였던 은행의 가계 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사상최저치인 4.11%로 떨어졌다. 집값이 상승할 수 있는 한가지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게다가 당분간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까지 소비자물가는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택 매매가격, 금리와 경기가 좌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집값 상승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기순환 변동치는 2013년부터 하락을 멈추고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동행지수보다 6개월 정도 앞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6월부터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매매가의 80%에 달한 전셋값도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주택가격의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혼재해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진 않을 전망이다.

추가적인 정부의 시장 활성화 대책을 기대하기 어렵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올해는 주택시장이 투자재라기 보다는 소비재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상가 시장의 전망은 밝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상가 투자의 메리트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아파트 인기지역 중심의 상가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2015년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동탄2신도시가 상가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앙행정기관 정부청사 2단계 이전으로 세종시의 상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송파 위례신도시나 문정지구도 관심지역 가운데 하나다. 주의할 점도 있다. 장기간 침체된 경기의 회복세와 금리 인상 여부 등이 그것이다. 이런 요인이 상가시장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시장은 고전이 예상된다. 올해 8414실이 늘어난 4만1312실의 입주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오피스텔 시장은 매매가격과 월세가격 하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에 입주물량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수도권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만여 실이 분양돼 있어 2~3년 후까지 이 같은 모습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간에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의 전망도 좋지 않다. 공급이 넘쳐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져 임대료도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주차장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입지 조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경쟁상품인 오피스텔이 연간 수만실을 공급해 도시형 생활주택은 투자상품으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세종특별자치시나 평택 등은 아직 수요층이 많기 때문에 국지적인 강세는 나타날 수 있다.

오피스 시장은 임대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량 오피스의 수요는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서울 오피스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5%대로 200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신규 오피스 공급에 따른 임차인 이전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오피스 공실률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금리와 주가 변동성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가 부족한 기관투자자의 입장에서 오피스는 여전히 장기투자가 가능한 안정 투자 상품이다. 이에 따라 오피스의 소득수익률 하락에도 기관투자자에 의한 우량 오피스 수요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정부가 올해 상반기부터 지식산업센터의 임대제한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식산업센터가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식돼 많은 임대사업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투기 조장과 임대료 상승을 우려해 임대 목적으로 지식산업센터 사무실을 분양 받는 것을 금지했다. 그 결과 일부 투자자가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와의 뒷거래를 통해 업체 이름을 빌려 우선 분양을 받고 이후에 업체를 유치하는 식의 편법임대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르면 올해 상반기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임대제한 규제가 폐지될 경우 개인이 지식산업센터 임대사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다. 이에 따라 지식산업센터 입대사업의 사업전망이 밝아질 공산이 크다. 지식산업센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송파 문정동 비즈니스파크다. 강남권에 위치해 입지연건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인근에 개발호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지식산업센터 임대규제 폐지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 시정에서 분양형 호텔은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객실을 분양 받거나 임대수익을 배분 받는 분양형 호텔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ㆍ대전ㆍ부산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주요 도시에서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도의 공급이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배낭 여행족을 위한 숙박시절인 게스트하우스와 간단한 취사 가능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호텔 등 숙박시설의 인기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공급이 급증하고 있어 배후수요나 예상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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